술집에서 이런 선물을 받아보셨나요?

2008. 12. 5. 08:43세상 사는 이야기

  연말이다. 이맘 때쯤 되면 망년회다 회식이다 술 마실 자리가 많아진다.

술을 좋아하는 나는 늘 피곤하다. 담배는 끊은 지 10년이 다되어 간다.

그런데 술을 끊기는 정말 힘들다 남들은 담배는 끊기 어려워도 술을 끊기 쉽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워낙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고 애주가다 보니 늘 피로가 쌓여있다.

폭음을 줄이고 적당히 마셔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올해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

요즘은 일부러 술자리를 피하고 있다. 내 몸이 정상이 아닐때는 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셔도 절대 2차를 가지 않는다. 2차를 가다보면 술을 섞어 마시게 되고 다음날 머리가 아파 고생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늘 밤늦게 까지 술을 마셔 배에 지방간이 많이 쌓였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뱃살이 많고 고지혈증 까지 있다는 소리에 내가 너무 몸을 막 굴려먹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1차에서 끝내려고 생각중이다.

아내는 술을 마실 때 왜 끝을 보느냐고 불평이다. 이제껏 중간에 빠져 나온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년에는 올해와는 좀더 다른 생활을 해야겠다.

내 몸도 생각하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겠다.

어제는 열흘만에 생맥주를 마셨다. 저녁 늦은 시각이었는데 사업상 꼭 만나야할 자리라서 빠질 수가 없었다. 밤 9시가 넘은 시각 아직 손님들이 많지 않았다.

이곳은 속초시 교동 현대아파트 1차 상가 2층에 있는 부타몽이라는 아주 작은 생맥주 집이었는데 10평정도 되는 이곳은 실내 인테리어가 어두웠고 좀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생맥주 안주로 최고라는 명태를 시키고 대화를 시작했다.

주인 아주머니가 단골이라며 홍시를 3개 내놓는다. 사람마다 한 개씩 먹으라는 모양이다.

까만 접시에 빨간 홍시가 너무나 잘 어울렸고 맛도 기가 막혔다.

주인 아주머니는 부족한 것 없느냐며 기본 안주를 연신 갖다 놓으셨다.
아주 천천히 대화하며 2시간 동안 500cc 두 잔을 마셨다.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 그런지 얼굴이 조금 화끈 거렸다. 그런데 술자리가 끝날 무렵 남자 사장님이 무언가를 갖고 왔다.

“선물 하나 드리려고요..”

“아니, 무슨 선물을.....”
“제가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드리고 싶은 손님에게 선물로 드리곤 하죠..”

“이제 배우는 단계라 실력은 별로 없습니다...”
그림을 받아서 펴보니 기분이 너무 좋다.

그림 속에 쓰여있는 말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어디있을까

주변을 둘러봐도 우울한 소식 뿐인 요즘 이런 선물을 받고 나니 금새 힘이 솟는 것 같다.

“사장님, 참 좋은 재주를 갖고 계시네요.....”

모두 기분좋게 선물을 받아들고 나섰다.


집에 와서 식탁 위에 가지런히 펴놓고 유리를 덮었다.

연초에 신문에서 오려 놓았던 “소문만복래” 그 위에 그림을 놓았다.

아침마다 식사를 하기 전에 마음 속에 되새기는 말이 하나 더 늘은 셈이다.

이제껏 술집을 다녀봤어도 어제처럼 유쾌한 술집은 없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