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깨끗한 척은 다 하던 정권..."을 읽다가

2008. 12. 5. 13:50세상 사는 이야기


12월 5일자 인터넷 신문을 여기저기 뒤적이다 조선일보 사설이 눈에 쏙 들어왔다

"깨끗한 척은 다 하던 정권의 대통령 형 구속되다." 제목을 보는 순간 참 조선일보 답다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전격구속된 노건평씨의 비리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면서 써내려간 사설에서는 지난 5년간의 앙금과 감정이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참여정부 5년내내 언론과 각을 세웠던 노대통령이 물러난 후 잠잠하던 언론이 노건평씨의 비리가 드러나고 구속되면서 각각 사설과 칼럼을 통해서 보도했는데 제목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조선일보가 얼마나 참여정부에 앙금이 많았는지 느끼게 해주었다

대통령 주변에서 비리가 터져 나오면 "깜 안 된다" "소설 쓰지 말라"고 했던 게 지난 정권 사람들이다. 깨끗한 척은 혼자 다 하면서 뒤론 할 것 다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했던 고약한 일들도 때가 되면 드러나는 법이다
<12월 5일자 조선일보 사설의 끝부분>

오늘자 각 신문사의 사설 제목을 들여다 보면 

조선일보 "깨끗한 척은 다 하던 정권의 대통령 형 구속"
동아일보  "대통령 친인척 권력형 비리는 언제 사라지나 "
한겨레신문 "노건평씨 구속, 이제 제도적 방지책 고민해야 "
서울신문 "친·인척 비리 노건평씨가 마지막 되길 "
세계일보 "盧씨가 대통령 친인척 비리 끝이기를"
노컷뉴스 "더 이상 친인척 비리 보고 싶지 않다 "
한국일보 "'시골 형님' 못지않은 노 전 대통령 책임"
문화일보 "盧 전 정권의 위선 드러낸 친형·측근의 비리 혐의"

사설의 제목을 들여다 보면 조선일보가 여타 다른 사설에 비해 현저히 감정적이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그동안 노무현 정부의 언론통제와 탄압으로 억눌렸던 응어리가 얼마나 컸어나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노무현 정권의 5년. 한국 언론은 지루하고 피곤한 투쟁을 거듭해야 했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敵)이고 악(惡)’이라는 식인, 노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에서 비롯된 탄압 조치들 때문이었다. <위클리조선  [1985호] 2007.12.24>

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왜곡된 언론관을 드러냈다. 2001년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엔 “언론과의 전쟁을 불사할 수 있는 기개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자 시절이던 2002년 2월엔 “옛날에는 정권에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좀 빼달라, 고쳐달라 하며 ‘소주 파티’를 하고 향응을 제공하고…”라고 했다.
특히 올해 들어선 작심한 듯 언론에 폭언을 했다. “가장 부실한 상품”, “흉기” 등의 표현을 썼다. 노 대통령의 언론 참모들도 맞장구쳤다. 양정철 비서관은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글까지 썼다.
<조선일보 2007.12.17>


이제 물은 흘러갔고 다시 되돌아 오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날을 세웠던 언론에 대한 시각도 빛이 바랬다.남은 것은 참여정부의 공과와 친인척 비리일 것이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하고 죄가 있으면 달게 받아야한다.
오늘 사설과 같은 감정적인 접근보다는 냉철하고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이 언론의 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참여정부를 심판하고 친인척 비리를 파헤치는 것 못지않게 더 중요한 것은 현정부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다.
권력의 시녀가 되어 편향적인 보도로 국민들의 시선을 호도 하지 않고 바른 말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 언론이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