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적인 삐라살포 국민을 위한 걸까!

2008. 12. 4. 07:53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핫이슈가 되고 있는 삐라 살포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우울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어릴 적 지천으로 널렸던 삐라에 대한 기억과 그것을 줏어 학교에 가져가면 학용품을 줘 그것을 타려고 일부러 삐라를 줏으러 다녔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크면서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음성적으로 삐라를 살포해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한국은 북한으로 삐라를 보내지 않고 삐라는 아주 불순한 것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배웠다.
그런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터인가 삐라를 보기도 쉽지 않았고 기억 속에서도 사라졌다.
아마도 남북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서로 자제하기로 약속을 했던 것인지 아니면 6·15,10·4 선언의 ‘상호비방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요즘 금강산 관광객 피격과 핵문제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시점에서 삐라살포를 공개적으로 시도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 2일 진보단체 회원들의 저지로 대북 전단(삐라) 10만장 중 1만장만 살포하고 돌아왔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3일 다시 임진각에서 10만장의 전단을 북쪽으로 띄워 보냈다고 한다.보수단체는 북의 체제가 붕괴될 때까지 전단 살포를 계속해갈 것이라고 했는데 뉴스에 보도되는 삐라살포 광경을 보면서 저렇게 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사진 출처:konas.net>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삐라는 폭정에 시달리는 북한주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용기를 심어주는 것”이라면서 “퍼주니까 핵개발하고,금강산에서 우리 국민을 죽이고도 사과 한 마디 없는 김정일 정권이 붕괴할 때까지 인도적 차원에서 1달러와 함께 전단 살포를 계속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말은 다 이해가 되는데 '삐라가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용기를 심어준다'는 대목에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렵게 만든 남북화해 무드가 일거에 냉각된 요즘 공개적으로 삐라를 살포함으로써 더욱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만들려는 것은 시기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경제를 살릴 묘안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 될 수록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 욕구도 감소할 것이고 대한민국의 대외신임도 역시 하락할 것이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북한은 우리가 싸워서 제거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가야할 대상이기 때문에 좀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어릴 적에 북한에서 보낸 삐라를 보며 정말 사실일까?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것은 세뇌수준의 철저한 반공교육 때문이었다.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더 철저하게 주민들을 세뇌시켜 왔다. 내가 어릴 적에 그랬던 것처럼  삐라로 그들의 생각을 바꾸려고 한다는 주장은 공개적으로 삐라를 살포하기 위한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다만 삐라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경색된 남북관계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북한도 언젠가는 사회주의 체제로는 가난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중국처럼 자본주의로 변화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조급함보다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기이고
단체들의 이념갈등이나 논리보다는 국민과 국익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자세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