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사료로 쓰던 양미리 지금은 금미리
2008. 11. 29. 09:13ㆍ사진 속 세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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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해안은 양미리가 한창이다. 그렇지만 양미리가 많이 잡힌다고 해서 어부들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다. 15년 전 까지만해도 그 많던 명태들도 씨가 마르고 요즘 한창 나올 도루묵도 잡히지 않는다. 어종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기온이상까지 겹쳐 어민들이 고기를 잡아서 생활하기 힘들어졌다.
그나마 요즘 동해안에 양미리가 나와서 활기를 띤 것처럼 보이지만 어민들 소득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 양미리는 대부분 고기의 사료로 나갔다. 물론 생물로 먹기도 하고 뽀닥하게 말려서 겨울철 별미로 먹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양미리는 고기 사료로 팔려나갔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달라졋다. 경제가 어렵고 고기가 나지 않으니 양미리가 금미리가 되었다.
몇 해 전 부터는 양미리 축제가 열리고 올해도 12월 7일 까지 동명항 항구에서 열리고 있다.
그물에 걸려있는 양미리들 아주 싱싱하다. 양미리는 굵은 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인데...그 중에서도 배아래에 있는 우유빛 양미리 애가 참 고소하고 맛있다.
모든 배들이 잡아온 양미리를 올리느라 여념이 없다. 외관상 항구는 양미리 덕분에 시끌벅적하다. 하지만 기름값에 어부들 일당을 제외하면 손에 쥐는 것은 별반 없다고 한다.
일주일 전에는 양미리를 사러갔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양미리가 한 두름에 5천원이라는 것이었다. 늘 2~3천원 하던 것이 갑자기 가격이 올랐나 물으니 수요는 많은데 양미리가 안잡혀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
이틀 후에 다시 가보니 다시 한 두름에 3천원에 팔고 있었다. 생물이라 하루하루 가격의 편차가 심했다.
그물에서 양미리를 떼어 내는 것은 대부분 가족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한다. 한 푼이라도 인건비를 줄여야 생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단하지만 그래도 함께 일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냐고 노래까지 흥얼거리는 아주머니도 계셨다. 하긴 어차피 해야하는 일 웃으며 노래를 부르다 보면 시름도 잊혀지는 게지.......
겨울철이면 늘 별미로 손꼽던 도루묵도 올해는 비싸서 맛보기 힘들어졌다.
한 두름에 2만2천원까지 치솟았다 만 팔천원까지 내려왔지만 서민들에게는 아직 비싸서 사먹기 여의치 않다.
그래서 만만한 것이 양미리다. 기실 고기맛이 차이가 날뿐이지 영양이야 다 거기서 거기라는 사람들의 말이 왠지 씁쓸한 자기위안처럼 들렸다.
그래도 기분이 우울하고 슬플 때는 동명항 선착장으로 간다. 그곳 가서 양미리를 구워 소주 한 잔 하며 푸른 동해바다를 보면 잠시라도 시름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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