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를 잃어버린 개 너무 안타까워

2008. 11. 12. 08:53사진 속 세상풍경

이곳으로 이사온 지 15년이 되어간다.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이사와서 살다보니 영서와 영동에 다른 점이 참 많다.
언어문제도 그려러니와 음식도 많이 다르고 ....그런 것들이 어느새 익숙해져 이제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요즘와서 느끼는 것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밭에서 기르는 개에 대한 궁금증이다.
내가 살던 곳은 촌이라서 그런지 개를 키울 때 항상 집에서 길렀다. 울타리 안에 집을 만들어주고 묶어 놓거나 아니면 풀어서 자연스럽게 키우곤 했다. 그런데 요즘 이곳에는 밭에서 크는 개들을 종종 보게 된다.
고향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인데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있는 밭에는 개들이 밭을 지키고 있곤 한다.
그런데 처음에는 개들이 밭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햇었는데 집에서 개를 키울 수 없어 밭에서 개를 키우는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일전에 배추밭을 지키는 강아지 두 마리를 포스팅한 적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작은 개집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오돌오돌 떠는 강아지가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산을 오르다 밭주변에 6~7마리의 개가 짖는 소리에 그곳으로 내려가 보았다.
내려가서 비로소 느낀 것은 밭에 있는 곡식을 산짐승으로 부터 지키려고 개를 밭에 기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도 키우고 곡식도 산짐승으로 부터 지키려는 밭주인의 생각을 알고나니 나름 수긍이 갔다.
그런데 마구 짖어대는 강아지들 중에 가장 큰 놈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한 마리는 정말 우렁차게 짖어대는데 몸집이 가장 큰 녀석은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콜리 같았는데 덩치는 큰 녀석이 마치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듯 힘겹게 짖는 시늉을 했다.
아마 도시에서 키우기 위해 성대수술을 받은 것 같은데 사람들의 이기심에 의해 목소리를 잃어버린 듯 했다.
우렁차게 짖어대는 옆에 개를 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초라하고 답답하게 느껴질까....
보는내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