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수강료 때문에 아내와 다투었습니다.

2008. 11. 9. 09:40세상 사는 이야기

수능이 앞으로 4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극도로 예민해 있는 아이와 아내가 노심초사합니다. 고등학생 아들만 둘인 내게 요즘 같은 시간이 정말 죽을 맛입니다. 막바지 수능준비에 스트레스 받는 아들과 또 두 아이 수강료 때문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내 때문에 저 역시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어제는 아이가 기숙사에서 돌아와 예전에 다니던 미술학원에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제 아이는 예고 3학년 학생이고 수능이 끝나고 난 후에는 서울로 실기학원을 갈 계획입니다.
어제 토요일 아이가 학원에서 갖고 온 수강료 안내서를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웬 수강료가 이리도 많냐?"
약 두 달간 진행되는 이 실기수업으 수강료는 무려 360여만원 이라고 합니다.
교육구청에 신고한 금액 121만원과 연장수업 금액 신고분 하루 7시간(시간당 7200원)씩 약 두 달 수강료를 합해 360여만원을 준비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녁에 아내가 돌아온 후에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아이를 서울에 있는 학원으로 보내기로 했어요?"
"예, 학교에 대부분 학생들이 모두 서울에 있는 학원에서 수강을 받고 실기점수를 높이려면 빡세게 두 달 시켜야 한대요..."
"아니, 평소에 준비를 잘하면 되지 뭐 굳이 형편도 되지 않는데 무리해서 학원에 보낼 필요 있어요?..."
"아이도 원하고 괜히 두 달 때문에 아이가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할 순 없잖아요."
"그동안 해온대로 하면 되지 꼭 서울로 보내야 하는 이유를 이해 못하겠소..."
"나도 속이 편해서 아이를 서울로 보내는 것이 아니예요....혹시 나중에 아이 마음에 못이 되지 않도록 보내주려고 했던 거예요 ..."

                                                        <사진출처:http://cafe.daum.net/funnyart100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 연관없음>

방에서 공부하는 아이들 때문에 언성도 높이지 못하고 아내와 다투다 결국은 아내의 뜻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해마다 이맘 때만 되면 미술학원에서는 서울쪽 학원과 연계해서 지방의 학생들을 서울로 유학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예고를 보내놓고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던 나는 아내에게 괜한 화풀이을 해댔습니다.
사실 경제적으로 부담이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지만 당장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정말 앞이 캄캄하더군요.
수강료 360여만원에 고시원비 35만원~45만원 그리고 생활비를  합치면 두달에 최소한 5~6백만원을 예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을 합격하면 이어지는 등록금을 준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앞이 막막하더군요.
그래도 작년에는 일시불로 받던 수강료를 올 해는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2회분할 납부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수강료 때문에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하지 않도록 수업개시 전에 완납해달라는 무언의 압력 또한 내게는 큰 부담입니다.
아이가 좀더 나은 대학으로 갈 수 있도록 애를 쓰는 아내와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늘 마음이 무거운 내 속은 검게 타들어 갑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할지 벌써 걱정이 앞서지만 그래도 자식이 잘되겠지 하는 희망 하나로 함께 견뎌나가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