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검사를 강요하던 의사 불쾌했다

2008. 11. 8. 18:55세상 사는 이야기

몇주 전 부터 가슴에 통증을 느껴서 병원에 가 봐야지 생각중이었다. 가슴이 따끔따끔 거려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친한 형님으로 부터 한 개인병원을 소개받았다. 병원을 옮기면서 새로운 기기를 많이 들여왔고 의사도 경험이 많아 믿을만 하다고 했다.
우선 형님을 따라 가본 병원은 깔끔했다. 인테리어를 새로 했고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었다. 병원 안내하는 곳에는 심장 초음파 10만원 경동맥 심전도 검사 비용이 각각 써 있었는데 모든 검사를 받으면 20만원인데 17만원에 해준다는 안내문이 걸려있었다.
내게 의심되는 것은 협심증이니 검사를 받아보라 권유하는 형님의 말에 며칠 내로 가겠노라고 말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의료원에 가서 건강보험공단에서 나오는 1차건강 진단을 받아보았다. 1차 검진 항목은 비만,고혈압,고지혈증,간장질환,당뇨질환,신장질환,빈혈증,폐결핵,기타 흉부질환과 구강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는 지방간이 높고 고지혈증과 간 수치가 높다고 했다. 심전도 검사도 받았는데 별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도 늘 가슴이 답답하고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껴 심장초음파를 받기 위해 먼저 형님이 소개해준 병원으로 갔다.


의료원에는 심장초음파 기계가 없어 따로 병원을 찾게 되었는데 의사에게 건강검진을 받은 것을 이야기하고 내 증상을 설명하고 심장초음파 검사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의사는 대뜸 심장초음파 검사와 경동맥과 심전도 검사등 한꺼번에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심전도 검사는 일주일 전에 했다고 하자 며칠 사이에 달라질 수 있다며 함께 묶어서 할 것을 강요했다.
심장 초음파 검사만 해달라고 다시 이야기 하려는데 다른 곳 보다 아주 저렴하게 검사해주는데 할 때 모두 받아 보세요 한다.그래서 의사가 권하는 대로 검사를 받기 시작했다.
먼저 간호사 아가씨와 함께 심전도 검사를 받고 의사에게서 심장 초음파와 경동맥 검사를 받았다. 병원의 불을 모두 끄고 가슴 이곳저곳 심장 초음파를 찍기 시작했는데 누워 있는 동안 내 심장 뛰는 소리가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10분정도 심장초음파를 찍고 나서 목 아래쪽으 좌우를 찍으며 경동맥 검사를 함께 했다.
검사결과는 나이 때문에 조금 신경쓸 부분은 있지만 혐심증이 의심될 사항이나 여타 다른 곳도 대부분 건강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 후에 콜레스테롤 검사와 다른 검사를 또 해보라고 권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나와서 기다리다 병원비를 계산하는데 170000원이라고 했다.
심장초음파 검사만 생각하고 10만원을 준비해 갔던 나는 결국 모자란 돈을 카드로 결제했다
정말 일주일 전에 심전도 검사를 받은 것을 또 받는 것이 옳은 걸까?
괜히 하지 않아도 될 검사를 또 받고 아까운 진료비만 더 냈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계속 가슴이 따끔거려 지나는 길에 약국을 들렸다. 처방전 없이 약을 조제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그동안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약사가 대뜸 울홧병입니다 하는 것이 아닌가.
명치끝이 따끔 거리며 밥맛이 없는 것은 극도로 신경쓰는 일이 많을 때 소화성궤양이라며 염산라니티딘정을 권했다.
이상하게도 이틀을 복용했더니 감쪽 같이 통증이 사라졌다. 급성스트레스성 위염을 심장이나 협심증으로 생각한 내 불찰이 컸다.
하지만 환자의 증상을 자세히 들어보지도 않고 이것저것 묶어서 패키지로 검사를 하라고 한 의사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불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