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원도 이해하지 못하는 LPG 가격인상

2008. 10. 27. 11:22세상 사는 이야기

아들과 함께 수시 실기고사 때문에 서울을 가는 길에 단골 LPG 주유소에 들렸다. 급유를 하는 사이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 늘 친절하게 대해주시는 주유원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이곳의 주유원들은 모두 나이가 60이 넘은 노인들이 3교대로 근무하는데 친절하고 기사들과 친분이 두텁다.
늘 이곳에서 내가 자주하는 말은 'LPG 가스 가격이 언제 내려요'.인데 그때마다 주유원 아저씨는 늘 싱긋 웃곤 하셨다.
그런데 이번에는 심각하게 내게 말했다. 다음달에는 가스값이 L당 120원에서 150원 정도 오를 것이라는 것이었다.
수입가격과 환율, 각종 세금, 유통비용 등을 감안해 LPG 공급가격을 정해 각 충전소에 통보하는데, 유가 하락으로 LPG 수입가격은 떨어졌지만 환율 상승으로 오히려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유원 조차 국제 유가가 절반으로 떨어져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연이어 내리고 있는데 LPG는 자꾸 가격이 오르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유가가 올라서 올려야 한다고 하고 국제유가가 내리니 환율 때문에 인상한다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LPG 가격의 상승으로 서민들 등골은 휠대로 휘고 택시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며 하소연하는 기사와 그 여파로 LPG 주유소 역시 타격을 보고 있다고 했다.
 
 

내가 처음 LPG 차를 샀을 때가 400원대 였는데 11월 1200원대를 돌파한다면 8년만에 무려 3배가 상승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주유원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다른 차량의 기사들도 동조를 해서 LPG 가격 인상에 대해 분개했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400원대로 내려오는데 LPG 가격이 1200원대가 된다면 어느 누가 LPG 차량을 끌고 다니겠습니까.... "
그동안 정유회사가 폭리를 취해왔다는 소식과 더불어 한번 오른 LPG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소비자의 생각이라고 했다.
2007년 대선공약으로 기름값, 통신비, 고속도로 통행료, 사교육비 등의 주요 생활비 부담을 30% 이상 절감해 서민들에게 매월 44만원, 연간 530만원 이상을 줄여 주겠다고 단언했던 이명박 정부는 지난 3월10일부터 휘발유, 경유, LPG 등 유류에 붙는 세금에 탄력세율을 적용, 10%의 인하효과가 나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유가폭등으로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유가폭등을 예측하지 못한 정부의 실정은 서민들을 가계를 더욱더 궁핍하게 만들었고 수입 쇠고기 파동과 한미 FTA의 졸속처리로 인하여 여론이 온통 그곳에 쏠리는 사이 물가며 통신비 기름값은 통제불능 수준이 되어버렸다.더욱이 LPG는 주로 택시나 장애인 차량 등 서민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가격상승 충격이 휘발유보다 더 크다.

지독한 불경기에 겨울은 다가오고 걱정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며 긴 한숨을 내쉬는 택시 운전기사들은 사납금을 채우지 못해 운행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현재 배기량 3000cc의 LPG 차량을 끌고 다니는 나도 연비가 워낙 떨어지고 힘도 약한데 천정부지로 오르는  LPG 가격 인상으로 차량의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중이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납득이 잘 가지 않는 LPG 가격의 인상 소식에 또 한번 가슴이 답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