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하는 개인택시 운전기사를 만나다

2008. 10. 24. 14:05세상 사는 이야기

봉사활동 클럽에서 만난 형님은 나와 인연을 맺은지 13년이 되어간다. 형님은 평생을 싱크제조업을 해왔는데 지금은 변두리에서 간판도 없이 사업을 한다. 그렇지만 예전에 내 건물을 갖고 있을 때 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건물 짓느라 무리하게 은행융자 받고 종업원 임금을 주며 허덕일 때 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그동안 오랜동안 지역에서 한 업종에서 일하다보니 소개해주는 사람들이 많아 물건을 제대로 소화시키기도 힘들다고 한다. 몇 번의 부도로 마음고생을 많이한 형님은 마음을 많이 비운 듯 큰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요즘은 자주 들리지는 못하지만 예전에 공장에 갈 때 마다 혼자서 일하는 모습이 영 안쓰러웠는데 이번에 공장에 찾아가 보니 두 사람이 형님 일을 거들고 있었다.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면전에 물어보기 뭐해서 두 사람이 물건을 싣고 나간 후에 넌지시 물어보았다.
"형님, 저 두 사람은 뭐하는 사람들입니까?"
그러자 이미 내가 물어올 것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요즘 물건 주문이 밀려서 일당제로 사람을 쓰고 있다..."
"형님, 한 사람은 무척 낯이 익은 사람인데 기억이 안나네...."
"낯이 익을 수도 있지 개인택시 하는 사람이거든....."
"뭐라구요?..개인택시 하시는 분이 왜 여기서 힘든 일을 해요...."
"요즘 택시 영업이 안돼서 다른 부업할 것을 찾는 중에 예전에 싱크 기술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내가 일이 있을 때 마다 내 일을 도와 주기로 했어..."
한참을 이것 저것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다시 두 사람이 공장 안으로 들어섰다.
형님의 소개로 통성명을 나누고 차를 한 잔 마시는 동안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요즘 택시 영업하시기 힘드시죠?...."
하고 이야기를 건네자 요즘 택시업계의 불황에 대해서 술술 풀어놓았다.


요즘 기록적인 고유가 행진에 영업하기 두렵다는 택시기사는
"자가용 승용차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와 경기부진으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택시업체가 도산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고 개인택시 기사와 영업용 택시기사들 모두 죽을 맛입니다."

"지역은 좁은데 택시는 많고 거기에  대리운전업 등으로 인해 손님이 2~30%로 급감했습니다..."
개인택시를 하는 저야 조금 낫다고 하지만 요즘 하루 10만원 벌기 힘듭니다...거기에 기름값 제하면 생활비 대기도 빠듯하지요....그래도 예전에 싱크기술을 배운 덕에 이곳에 나오면 하루 일당 15만원을 받으니 당연히 이것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아이 둘 학비에 학원비 그리고 생활비에 턱도 없이 부족한 수익 때문에 고민 끝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나오면 기름값도 절약되고 식사도 해결되니 수익으로 따지면 정말 큰 차이가 납니다.."
"영업용 택시 기사는 더 어렵겠네요?.." 
"보통 운전기사의 월급(2교대 기준)은 평균 70~80여만원(기본급 50만원 포함) 수준인데 2교대 근무인원이 갈수록 줄어 운전기사중 상당수가 기본급이 없는 종일제(운전자 1명이 택시 1대를 주·야간 모두 운행하는 제도)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 몸을 혹사하는 것이지요 
하루 수익금에서 사납금 8만여원과 가스비·식대 등을 빼면 남는 것이 거의 없으며 사납금을 채우지 못할 경우 기본급에서 빠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나야 이곳에서 부업으로 벌이가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부업을 하려고 해도 할 일이 없습니다. 개인택시라 시간이 자유롭고 일이 있을 때만 일당제로 일을 하니 속이 편합니다.
다른 개인택시 기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끙끙 앓면서 개인택시 면허를 줄여야 한다는데 시에서는 해마다 개인면허을 허가해 주고 있어 문제라고 했다.
"모두가 힘든 시기에 나만 힘들다고 징징거릴 수도 없어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지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가장으로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었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