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토기를 닮은 호박을 보다

2008. 10. 23. 07:32사진 속 세상풍경

아이를 학교에 태워주고 오랜만에 영랑호 안쪽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보광사를 지나 아파트 입구에 다다랐는데 왼쪽에서 녹색 펜스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장독대 옆에 서 있는 저 것이 무엇일까?...."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보니 호박이다. 큰 것도 큰 것이려니와 모양이 심상치 않다. 옆에 쌓아놓은 항아리보다 큰 호박....
색상도 마치 옛날 토기처럼 회색빛이다.
어릴 적 참나무 울타리 아래 놓여 있던 초벌 항아리를 보는 듯 했는데 난생 처음보는 호박이 신기해서 안쪽을 들여다 보았다.
마당에는 고추와 배추가 보인다.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보기로 했다. 가끔은 호기심을 따라가다 시골집을 지키는 개에 놀라 혼비백산할 때가 많아 늘 조심스럽다.
아침 이른 시각이라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았고 아예 대문도 없었다.
다행히 개도 없다, 안쪽에서 보니 호박이 하나가 아니다.
잎에 가려져 있던 호박이 여럿 보인다.


가던 길을 멈추게 한 항아리와 호박.....유난히 큰 호박...색상이 참 독특하다.


안쪽에서 바라다 본 호박의 모습은 마치 큰 돌을 세워 놓은 듯하고 콘크리트 기둥을 닮은 듯하다


힘을 지탱하지 못해 끈으로 동여맨 호박...가만히 들여다보니 호박에서 분이 나오는 듯하다. 손으로 닦으면 분필가루 같은 것이 뭍는다. 저 호박 하나로 죽을 만든다면 많은 사람들이 포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호박을 보니 괜히 호박죽이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