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진달래와 할미꽃을 보다

2008. 9. 26. 07:36사진 속 세상풍경

부처님 발 아래로 계곡물이 흐르는 절 월해사에 갔다가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 보았다.
계곡은 예전에 태풍 루사와 매미 때 흘러내렸던 흔적으로 큰 나뭇가지와 돌들이 하천에 널려 있었고 누군가 돌탑을 쌓아 놓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삼림욕 삼아 한참을 오르다 다시 내려오는 동안 가을이 깊어가는지 여기저기 낙엽이 지고 있었다.


이곳은 절의 왼편 계곡에 쌓아놓은 돌탑이었는데 누군가 소원을 빌다간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한바퀴 놀고 나서 절의 상단 폭포를 돌아 내려오는데 스님이 나를 부른다. 달려가 보니 산중에 진달래 꽃이 피어있다.
주변에 다른 진달래 나무들이 많은데 유독 이 작은 진달래만 두 송이의 꽃을 피웠다.
기후변화 탓이라고 했지만 이것만 꽃을 피운 것이 신기했다.


지금쯤이면 낙엽이 질 시기인데 꽃이 피는 건 상서로운 일이라고 말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스님의 말......


한참을 사진을 찍고 있는데 또 한 말씀 하신다.
"저 아래에는 할미꽃도 피었습니다...."
할미꽃이 피어있다는 말에 부랴부랴 그곳으로 가보았다.


그곳은 절의 앞마당이었는데 할미꽃 위로 차가 지나가서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서 꽃을 피웠다고 한다.
요즘 제철에도 할미꽃을 보기 어려운데 가을에 할미꽃을 보다니.....


제철이 아닌데 꽃을 피운 것을 바라보며 이것이 이상기후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철 과일이 맛있듯이 꽃도 제철에 피어야 더 아름답고 예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