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에서 자라는 한우 뭘 먹나 했더니...

2008. 9. 1. 13:11사진 속 세상풍경

요즘은 익숙한 곳 보다는 낯선 곳이 더 좋습니다. 늘 일상처럼 보는 것 말고 새로운 것을 찾아 다니다 보면 즐거운 일이 많아집니다. 운동이 부족한데 자꾸 걷다보면 건강에도 좋고 또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으니 일석이조지요....어디든 길만 있으면 가봐야 직성이 풀려 간혹 곤혹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차를 돌릴 곳이 없어 후진으로 나오다 차가 빠져 보험사에 연락하는 경우도 있지요....
지난 일요일에는 좁은 농로길을 따라 올라가다 비닐 하우스에서 자라는 한우를 보았습니다.
일전에 컨테이너에서 사육되는 소는 봤지만 이렇게 비닐 하우스에서 자라는 것은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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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려는데 하우스 안에서 송아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우스 옆에는 소의 배설물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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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안을 들여다보니 열 마리의 한우가 있습니다.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데 몹시 배가 고픈듯 먹이통은 깨끗했습니다.오른쪽에는 소의 먹이인 듯 볏짚이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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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위에는 차양막을 씌워 놓았지만 안은 후끈 달아올라 소들이 힘들어 보였습니다. 물을 마시고 싶어도 주인이 주지 않으면 마실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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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열 시가 채 안된 시간인데 벌써 배가 고파 보이는 한우들....주인 아주머니 말로는 사료값이 올라 마음대로 먹일 수 없다고 합니다. 8천원하던 사료값이 1만2천원으로 올라 이제는 다른 것에 섞여 먹이는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마치 영양제를 먹이듯 다른 먹이와 조금씩 섞어 먹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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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부대나 음식점에서 가져오는 잔반......볏짚과 잔반에 사료를 섞여 먹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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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이 오래되서 영양가라고는 전혀 없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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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먹을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먹일 수 밖에 없다는 아주머니....저 많은 소들의 먹이를 마음껏 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합니다. 떨어지는 소값에 치솟는 사료값......점점 지쳐가는 농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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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었으니....이것은 아마도 소들의 점심식사가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날이 더운데 비닐 하우스에서 지친 한우들이 상한 잔반을 먹고 탈이나 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어디를 가나 시름이 깊어가는 농촌 모습에 마음이 무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