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에 허덕이는 한우 그 속사정은?

2008. 8. 25. 08:30세상 사는 이야기

처음 가보는 외딴 곳에 우사가 있었다. 지은지 얼마되지 않았는지 아주 깨끗한 축사였는데 아주 조용했다.
비어있는 줄 알고 다가가보니 10여마리의 소들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다가가자 우르르 달려나온다.
한 눈에 봐도 몸시 배가 고파보인다.
아래를 보니 소들이 먹던 먹이가 그대로 있는데 놀랍게도 먹이는 옥수수였다. 아주 어릴 적에 소들의 먹이는 볏짚과 옥수수 였었다.
하지만 요즘은 모두 사료와 배합해서 먹이거나 아예 사료만 먹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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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까고 남은 껍데기를 먹고 있는 한우들....입맛에 맞지 않는 듯 먹는 시늉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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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순박해 보이는 한우.....그런데 배가 훌쭉하다. 갈비뼈도 그대로 다 드러날 정도로 야위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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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의 한쪽 구석에는 한우의 먹이인 옥수수 대궁과 볏짚이 잔뜩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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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와 짚을 섞어서 소들에게 먹이고 있었다. 그런데 어디를 둘러보아도 사료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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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를 까고 남은 잎들을 말리고 있다.사료를 사서 한우을 사육하면 적자라는 말이 떠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파로 많은 한우농가들이 사육을 포기하고 마릿수를 줄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와보니 피부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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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배고파요....영양가 있는 것좀 주세요...옥수수와 볏짚만 먹고는 못살겠어요..."
마치 하소연이라도 하는 듯 쳐다보는 소의 눈망울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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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찬가지예요....하루종일 옥수수 대궁만 먹고는 힘을 쓸수가 없다고요...."
"한우만 키워서는 살 수 없다며 주인은 다른 곳에 일하러 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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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을 보세요 영양결핍이라서 힘이 없어요...."
"갑자기 사료를 끊으면 어떡하나요....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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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있는 친구도 평생 해왔던 한우 사육을 포기한다고 한다.
사료 없이 한우농사를 지으려면 사일로우를 만들고 대체 사료를 만들어 사료값을 줄여야 승산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농가들이 영세해서 땅을 사서 초지를 조성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예전에 소 한 마리 키워서 대학을 보냈던 어릴 적 이야기는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한우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들도 배고픔에 허덕이고 있다.
이 난국을 헤쳐나갈 묘안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