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를 위하여....

2008. 8. 23. 10:59세상 사는 이야기

마침내 베이징 올림픽이 골인 지점을 향해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네.
16일간의 땀과 열정이 전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대미인 마라톤이 24일 오전 8시 30분에 시작된다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자네에게 어떻게든 힘과 격려를 보내주고 싶었네.
가끔 삼척이나 강릉을 갈 때 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했었지. 동기인 황영조는 자신의 고향에 이렇게 번듯한 기념관도 지어주고 그의 이름을 딴 기념탑이며 실내체육관도 세워지는 등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일찍 현역에서 물러나 감독과 교수로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봉달이 이봉주는 무엇을 위해 아직도 달리고 있는 걸까......
자네 입으로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까지만 선수생활을 하고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불혹의 나이가 다 된 자네가 다시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네......
어렸을 적 유도와 권투도 했었고 마라톤 선수가 되어서는 어쩔 수 없이 고등학교도 세번 전학을 갔었고 참가비가 없어서 전전긍긍하다 누나의 도움으로 참가한 적도 있었다지..
거기에 마라톤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왼쪽 발과 오른쪽 발의 길이 다른 짝발이라서 오래 달길 수 없는 몸으로  지금껏 지구를 네 바퀴 반을 달렸다지....
국제대회 7번을 우승했지만 사람들은 자네를 2등 전문가로 기억하고 있고  혹은 한물간 선수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당장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을 수없이 했다지...
극한 고통을 참아내야만 완주할 수 있다는 마라톤 경기....그러나 사람들은 늘 결과만을 갖고 평가하곤 했다지..
국제대회 7번 우승했지만 96년 아틀랜타 올림픽과 도쿄마라톤에서의 은메달로 2등전문가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고 그 후에는 나이가 많아서 한물간 선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지
"이제 그만두어라 ,먹고 살만한데 뭐하러 힘들게 뛰려고해.....이제는 1등할 가능성도 희박한데 그만둬..."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를 악물고 뛰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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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7년 3월 18일 동아 국제 마라톤에서 2시간 08분 04초로 역전 우승하며 노병이 살아있음을 알려주었지.
그때 베이징 올림픽에서 늦게 이룬 가족을 위해 멋진 선물을 주고 싶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었지.......자네의 소박한 소원 뒤에는 많은 국민들의 기대가 있고 그것이 자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네....
하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부담을 갖지 마시게....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자네는 이미 금메달감일세.....한국팀 최고령 선수고 마라톤 선수로는 할아버지 소리를 들어야 할 나이인데 금메달을 못딴다고 한들 누가 자네에게 돌을 던지겠나....자네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겠네...명심하시게 이번 올림픽 순위에 관계없이 자네는 언제나 내 마음 속 최고의 마라토너이며 영웅으로 기억될 걸세..
참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동명이인의 이봉주가 또 있더군..1983년 6월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 유기장 방자유기 기능보유자 지정되신 이봉주 옹인데 자네와 많이 닮아보이더군....자네 역시 현재 한국마라톤의 인간문화재가 아니시던가....
24일 아침 자네가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열심히 응원하겠네...
봉달이 이봉주......... 진심어린 건투를 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