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변에서 야채 파는 할머니는 10억 자산가?

2008. 8. 22. 07:10세상 사는 이야기

수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4차선 국도변에서 좌판을 깔고 야채를 파는 할머니.
아침부터 짐을 나르는 두발 구르마에 야채를 싣고 와서 밤10시가 넘도록 야채를 팝니다.
아내는 퇴근할 때 마다 할머니가 밤늦도록 어두운 불빛 아래서 야채를 파는 모습이 안쓰러워 꼭 한 두개씩 사옵니다. 아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할머니가 측은해서 발길을 멈추고 야채를 사갑니다.
갖다 놓는 물건도 몇 개 되지 않습니다. 호박과 오이 머우줄기 고추가루 참깨가 고작입니다.
늘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할머니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사람이 많았는데.....자식들은 뭐하고 도대체 할머니가 밤늦도록 차가운 길바닥에 앉아 노점을 하도록 내버려 둘까....할머니 혼자 사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자식들은 모두 나가살고 할아버지와 단둘이 산다는 이야기도 떠돕니다.
그런데 같이 장사하는 주변 할머니의 이야기로는 어디에서 근무하는지 모르지만 자식이 교사와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자식들이 말려도 한사코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파는 야채도 호박과 오이는 직접 재배해서 판다는 사람이 있고 시장에서 떼다가 파는 것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확실한 것은 호박과 오이는 국산인데 고추가루와 참깨는 원산지가 의심스럽다며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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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밀집지역과 금융기관이 있는 노변에서 야채를 파는 할머니.....그런데 알고보니 10억대 자산가였습니다.
시에서 공원을 만들기 위해 부지를 선정한 자리에 수천평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데 토지 보상가만 10억 넘는다고 합니다.거기에 기존에 갖고 있는 재산도 있어 굳이 이곳에 나와서 장사를 해야할 이유가 없다는데......남들이 다 가고 난 후에도 혼자 남아 밤늦도록 노변에 앉아 야채를 팔고 있습니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서 할머니를 동정해서 야채를 사던 사람들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할머니가 나오지 않으면 더 어렵게 노변에서 장사하는 할머니에게 물건을 팔아줄 수 있는데 저렇게 악착같이 나오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런데 알고보니 소문과는 약간 다른 부분이 있더군요.
토지 보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고 보상가액도 10억대가 넘는다는데 문제는 40여년전에 공원용지로 고시된 후 아직도 보상이 마무리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그동안 토지 소유주들이 자신의 재산권도 행사하지 못한 채 보상금이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시에서 예산도 확보하지 않은 채 공원으로 지정해놓았는데 해마다 조금씩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합니다.공원부지 토지 보상가액만 75억이 넘는다고 하는데 그중 할머니의 땅에는 과수나무가 있어 보상가액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할머니 천성이 그래서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나와서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 좋아 소일거리로 나오는 것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동정심을 이용해 야채를 팔기위한 상술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시멘트 바닥에 널브러진 호박이며 신문지 위에 놓여진 고추가루와 참깨 그리고 오이.........
가장 낮은 곳에서 사는 서민이라고 생각했던 할머니가 남들이 생각지도 못할 거액의 자산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시선이 금새 냉랭하게 돌아섰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 늘 그자리에 나와 앉아 계시는 할머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