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유승민의 탈락 안타깝다

2008. 8. 21. 14:36세상 사는 이야기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남자 단체전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온 유승민이 21일 벌어진 세계 30위 고라이착에게 4대2로 석패하며 32강전 첫게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시드를 받아 32강 전부터 출전한 이날 경기에서 3세트를 무기력하게 내주고 후반 페이스를 끌어올려 쉽게 2세트를 따내고 6세트에서도 9대 6까지 앞서 나갔지만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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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의 가슴을 답답하게한 유승민의 경기는 남자 단체전에서의 유승민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님을 보여줘 불안감을 주었는데 남자 개인 단식에서도 첫판에 허무하게 무너져 안타까움을 샀다.
부상을 안고 일궈냈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던 유승민의 부진은 단체전에서도 한국팀이 고전하는 원인이 되었고 가까스로 동메달을 따내며 사기가 오르는 듯 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 스스로는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중압감 때문인지 잦은 실책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었다. 예선을 포함한 여섯 번의 단체전 경기에서 9경기(복식 1경기 포함)에서 4승5패의 부진한 성적을 보인 유승민선수는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세계 67위인 티아고 몬테이로에 0-3 완패. 동메달 결정전인 오스트리아전에서는 세 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했던 세계 47위 로베르트 가르도스에 1-3으로 패하는등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개인전에서 힘겨운 싸움이 될것을 예고했었다 .
결국 그의 부진은  개인 32강전에서 그대로 노출됐고 왕하오와의 리턴매치도 물건너 갔다. 한국팀의 에이스라는 부담과 전년도 참피언이라는 중압감에 컨디션 난조까지 겹친 유승민의 몸상태는 무거워 보였고 발도 느렸고 눈빛도 예전처럼 예리해보이지 않았다.거기에 상대방에게 기술을 읽혀 원하는 대로 페이스를 조절하지 못한 채 끌려 다녔다. 유승민의 파워있는 드라이브를 피해가기 위해 고라이착의 짧은 커트와 변칙 공격에 자신의 주특기인 드라이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9월 양저우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에서 뼈아픈 4-0 패배를 당했을 때처럼 상대방에게 노출된 유승민의 약점인 강력한 포핸드 드라이브를 걸 수 없게 되자  당황한 유승민은 성급하게 공격하다 범실이 잦아져 쉽게 점수를 내주었다.
유남규 대표팀 코치의 말처럼 “승민이가 아테네올림픽 때처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경기에만 나서면 지나치게 긴장을 해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며 "긴장할수록 자신이 잘하는 기술, 자신 있는 방향으로만 공격하게 되는데 상대가 공격 루트를 이미 읽은 상황이라 막힐 수 밖에 없다”
철저하게 유승민을 분석하고 준비해온 고라이착...이에 비해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무뎌진 드라이브와 유승민의 느려진 발 그리고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부담감이 유승민의 발목을 잡았다.
부진과 중압감 속에서도 최선을 다한 유승민 선수........ 그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한국 에이스의 탈락으로 개인전 남자 탁구는 험난한 길을 예고한 가운데 .21일 3시에 베르나 슐라거와 경기를 벌이는 윤재영 선수와 4시에 세군 모제스 토리올라와 경기를 벌이는 오상은 선수가 유승민의 부진을 만회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