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생각 절로 나는 5일장 풍경
2008. 7. 15. 07:07ㆍ사진 속 세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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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에도 등장하는 시골장 풍경은 이제는 아련한 옛추억이다.
메밀꽃 무렵에 등장하는 허생원은 봉평장을 빼놓은 적이 없다. 고향을 떠나 장돌뱅이로 떠돌면서도 장에서 장으로 가는 아름다운 강산이 그의 고향이었다. 한때 돈을 벌기도 했지만, 투전으로 다 날리고 다시 장을 떠돌게 되었다
장돌뱅이의 삶을 묘사한 이효석의 소설처럼 아직도 전국의 5일장을 떠돌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들의 표정속에는 늘 푸근하고 정겨움이 배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5일장을 찾아가는 것은 향수때문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그곳에서 추억과 함께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는 정선 5일장과 양양 5일장이 유명하다. 오늘은 양양 5일장이라 시장을 보러 나왔다. 날씨가 푹푹 찌는 폭염에 숨이 턱턱 막힌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동물농장이다. 온갖 동물들이 다 모여있는데 모두 더위에 지쳐 축 쳐저 있었다. 앙증맞은 강아지도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쳇바퀴 돌리고 싶은 다람쥐 한 마리가 연신 천정에 달라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좁은 우리를 벗어나고 싶은 표정이 간절하다.
세 마리는 지쳐 떨어졌는데 한 마리 새끼 돼지가 소리를 꾁꾁 질러댄다. 이녀석의 울음소리에 제일 먼저 동물농장을 찾게 되었다. 우리가 너무 좁아 답답해 자꾸 주둥이를 밖으로 내밀었다.
수탉에서 오골계 십자매 카나리아.......이름도 모르는 온갖 조류와 가금류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양과 염소도 지쳐 잠이 들었다. 이런 폭염에는 그늘에 매어주어야 할텐데......보기에도 너무나 안쓰러운 풍경이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고슴도치.....요즘 고슴도치를 애완용으로 키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그것이 사실이었다. 어릴 적 밭두럭을 파헤쳐 놓던 고슴도치.....그때는 등에 날선 가시때문에 너무나 무서웠었다.
대장간에서 만들 수 잇는 것들은 모두 모였다.괭이 쇠스랑 망치 호미 낫 그리고 무쇠솥까지....옛날에는 호황을 누리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찾는 사람이 뜸하다고.........
이맘 때면 늘 동네 앞 시냇가에서 다슬기를 줍곤 했다. 어머니가 된장에 풀어 삶아주시던 다슬기 맛은 지금도 기억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쌉쌀하면서 구수했던 어머니 손맛이 그대로 배어있던 다슬기의 맛
메기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메기들....어릴 적 동네 저수지에는 메기가 많았었다. 저녁무렵 비료포대로 만든 어항 속에 된장을 넣어 물에 담가놓았다 아침에 건지면 팔뚝만한 메기가 들어있곤 했다.
이곳 양양은 토질이 비옥해서 과수들이 잘 자란다. 요즘 자두와 복숭아가 한창인데...제철 과일이라 맛이 좋고 신선하다.
주인이 장사에 바쁜 시간......기다리다 지친 강아지가 오수를 즐기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농산물을 들고 나온 할머니와 아줌마들....모두 다 팔아도 3~5만원 손에 쥐기 바쁘다고.....그래도 손주들 용돈이라도 벌려는 할머니들과 이곳에 나오지 않으면 좀이 쑤셔서 집에 있지 못하겠다는 아줌마까지.....장터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느라 왁자지껄하다....
장터에서 만나는 사람 대부분은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다. 가끔은 그냥 도매로 받아서 파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중에 원산지를 속여 팔아 시골장터를 흐린다며 속상해 하셨다. 모두 어머니같고 이웃 아줌마 같은 표정에 정감이 간다.어릴 적 어머니도 고사리를 이고 한 시간 거리의 장터로 나가 고사리를 팔곤 하셨다. 그때 저녁무렵이면 어머니가 오시는 동구밖 미루나무 아래서 기다리던 생각이 난다. 어머니가 사오신 검정고무신에 잠못들던 날 호떡이 맛있어서 아껴먹던 일......새록새록 그립다.
지금도 고향에 갈 때면 사 가는 문어.....싱싱하다......요즘은 이가 좋지 않다며 문어를 못드시는 아버지.....이제는 물곰이 입에 맞는다며 애써 핑계를 대시는 아버지 모습이 가슴 아프다.
정선에서 직접 캐어 만들었다는 더덕주......향이 짙은 것을 골라야 속지 않는다는 아주머니의 부연설명....
이름도 알 수 없는 관상어들....처음에는 가짜인줄 알았는데 모두 살아있다. 이런 폭염에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이들이 방학 전이라 썰렁한 곤충판매점.......사슴벌레가 답답한지 밖으로 기어나왔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왔던 선풍기 아줌마의 사진을 발견했다.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던 아줌마의 소원이 이루어 졌구나.......가운데 보이는 포스터 한 장을 보니 기쁘다.
어릴 적에 최고의 사탕 누가사탕......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맛이 아닌 추억이다...
손가락에 끼어서 먹던 마카로니....요즘은 생맥주집에서 무료안주로 나오는데 맛은 옛맛 그대로다.
옛날 건빵.....국민학교 1학년 때 군인가족이었던 명희는 늘 군대건빵을 기름에 튀겨와서 자랑을 하곤했다. 그 건빵이 먹고 싶어 아부했던 기억도 이젠 그리운 추억일 뿐이다.
강원도는 역시 옥수수가 최고다...요즘 한창 출하되고 있는 옥수수.....바로 까서 쪄주는 옥수수 맛....냄새가 정말 구수하다.
강원도에는 잣나무가 많다 특히 홍천에서 생산되는 잣은 전국의 70%에 이른다고 한다. 이 잣으로 술을 담그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생전에 어머니가 잣술을 담근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술독을 땅속에 묻어두시곤 까맣게 잊고 계셨는데 3년 후에 아버지가 찾아냈던 그 잣술.....맛이 기가 막혔다.
어머니가 늘 즐겨해주시던 감자떡.....그때와는 색상도 맛도 달라졌지만 그래도 추억을 씹는 그 맛 때문에 즐겨찾는다.
날이 뜨거워도 장터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머리핀을 고르느라 고민하는 손님들....
시골장터에서 호황을 누리는 공구상......옛날 대장간이 누리던 호황을 요즘은 공구상이 누리고 있다고.....
그래도 여름에는 짚신이 최고 무좀이 있는 사람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짚신을 신어보세요....
각종 씨앗과 조롱박과 빗자루를 파는 노부부.........뙤약볕에 부채로 더위를 쫒는 모습이 힘에 부쳐보인다.
시골장터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우리가 잃어버린 유년의 기억이거나 아련한 추억만이 아니다.
삶이 지쳐 힘들 때 시골 장터에 가보자...그곳에 가서 사람사는 냄새를 맡아보자. 그냥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 자신도 모르게 욕심을 비우게 된다.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생활의 활력소가되고 충전소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시골장터이기 때문이다.
메밀꽃 무렵에 등장하는 허생원은 봉평장을 빼놓은 적이 없다. 고향을 떠나 장돌뱅이로 떠돌면서도 장에서 장으로 가는 아름다운 강산이 그의 고향이었다. 한때 돈을 벌기도 했지만, 투전으로 다 날리고 다시 장을 떠돌게 되었다
장돌뱅이의 삶을 묘사한 이효석의 소설처럼 아직도 전국의 5일장을 떠돌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그들의 표정속에는 늘 푸근하고 정겨움이 배어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5일장을 찾아가는 것은 향수때문이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그곳에서 추억과 함께 나를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는 정선 5일장과 양양 5일장이 유명하다. 오늘은 양양 5일장이라 시장을 보러 나왔다. 날씨가 푹푹 찌는 폭염에 숨이 턱턱 막힌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동물농장이다. 온갖 동물들이 다 모여있는데 모두 더위에 지쳐 축 쳐저 있었다. 앙증맞은 강아지도 지친 표정이 역력하다.
쳇바퀴 돌리고 싶은 다람쥐 한 마리가 연신 천정에 달라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좁은 우리를 벗어나고 싶은 표정이 간절하다.
세 마리는 지쳐 떨어졌는데 한 마리 새끼 돼지가 소리를 꾁꾁 질러댄다. 이녀석의 울음소리에 제일 먼저 동물농장을 찾게 되었다. 우리가 너무 좁아 답답해 자꾸 주둥이를 밖으로 내밀었다.
수탉에서 오골계 십자매 카나리아.......이름도 모르는 온갖 조류와 가금류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양과 염소도 지쳐 잠이 들었다. 이런 폭염에는 그늘에 매어주어야 할텐데......보기에도 너무나 안쓰러운 풍경이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고슴도치.....요즘 고슴도치를 애완용으로 키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그것이 사실이었다. 어릴 적 밭두럭을 파헤쳐 놓던 고슴도치.....그때는 등에 날선 가시때문에 너무나 무서웠었다.
대장간에서 만들 수 잇는 것들은 모두 모였다.괭이 쇠스랑 망치 호미 낫 그리고 무쇠솥까지....옛날에는 호황을 누리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찾는 사람이 뜸하다고.........
이맘 때면 늘 동네 앞 시냇가에서 다슬기를 줍곤 했다. 어머니가 된장에 풀어 삶아주시던 다슬기 맛은 지금도 기억속에 오롯이 남아있다. 쌉쌀하면서 구수했던 어머니 손맛이 그대로 배어있던 다슬기의 맛
메기의 추억을 되살려 주는 메기들....어릴 적 동네 저수지에는 메기가 많았었다. 저녁무렵 비료포대로 만든 어항 속에 된장을 넣어 물에 담가놓았다 아침에 건지면 팔뚝만한 메기가 들어있곤 했다.
이곳 양양은 토질이 비옥해서 과수들이 잘 자란다. 요즘 자두와 복숭아가 한창인데...제철 과일이라 맛이 좋고 신선하다.
주인이 장사에 바쁜 시간......기다리다 지친 강아지가 오수를 즐기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농산물을 들고 나온 할머니와 아줌마들....모두 다 팔아도 3~5만원 손에 쥐기 바쁘다고.....그래도 손주들 용돈이라도 벌려는 할머니들과 이곳에 나오지 않으면 좀이 쑤셔서 집에 있지 못하겠다는 아줌마까지.....장터에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느라 왁자지껄하다....
장터에서 만나는 사람 대부분은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많다. 가끔은 그냥 도매로 받아서 파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중에 원산지를 속여 팔아 시골장터를 흐린다며 속상해 하셨다. 모두 어머니같고 이웃 아줌마 같은 표정에 정감이 간다.어릴 적 어머니도 고사리를 이고 한 시간 거리의 장터로 나가 고사리를 팔곤 하셨다. 그때 저녁무렵이면 어머니가 오시는 동구밖 미루나무 아래서 기다리던 생각이 난다. 어머니가 사오신 검정고무신에 잠못들던 날 호떡이 맛있어서 아껴먹던 일......새록새록 그립다.
지금도 고향에 갈 때면 사 가는 문어.....싱싱하다......요즘은 이가 좋지 않다며 문어를 못드시는 아버지.....이제는 물곰이 입에 맞는다며 애써 핑계를 대시는 아버지 모습이 가슴 아프다.
정선에서 직접 캐어 만들었다는 더덕주......향이 짙은 것을 골라야 속지 않는다는 아주머니의 부연설명....
이름도 알 수 없는 관상어들....처음에는 가짜인줄 알았는데 모두 살아있다. 이런 폭염에 살아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아이들이 방학 전이라 썰렁한 곤충판매점.......사슴벌레가 답답한지 밖으로 기어나왔다.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왔던 선풍기 아줌마의 사진을 발견했다. 다시 노래를 부르고 싶다던 아줌마의 소원이 이루어 졌구나.......가운데 보이는 포스터 한 장을 보니 기쁘다.
어릴 적에 최고의 사탕 누가사탕......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은 맛이 아닌 추억이다...
손가락에 끼어서 먹던 마카로니....요즘은 생맥주집에서 무료안주로 나오는데 맛은 옛맛 그대로다.
옛날 건빵.....국민학교 1학년 때 군인가족이었던 명희는 늘 군대건빵을 기름에 튀겨와서 자랑을 하곤했다. 그 건빵이 먹고 싶어 아부했던 기억도 이젠 그리운 추억일 뿐이다.
강원도는 역시 옥수수가 최고다...요즘 한창 출하되고 있는 옥수수.....바로 까서 쪄주는 옥수수 맛....냄새가 정말 구수하다.
강원도에는 잣나무가 많다 특히 홍천에서 생산되는 잣은 전국의 70%에 이른다고 한다. 이 잣으로 술을 담그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생전에 어머니가 잣술을 담근 적이 있었다. 어머니는 술독을 땅속에 묻어두시곤 까맣게 잊고 계셨는데 3년 후에 아버지가 찾아냈던 그 잣술.....맛이 기가 막혔다.
어머니가 늘 즐겨해주시던 감자떡.....그때와는 색상도 맛도 달라졌지만 그래도 추억을 씹는 그 맛 때문에 즐겨찾는다.
날이 뜨거워도 장터에는 사람들로 붐빈다 머리핀을 고르느라 고민하는 손님들....
시골장터에서 호황을 누리는 공구상......옛날 대장간이 누리던 호황을 요즘은 공구상이 누리고 있다고.....
그래도 여름에는 짚신이 최고 무좀이 있는 사람 발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짚신을 신어보세요....
각종 씨앗과 조롱박과 빗자루를 파는 노부부.........뙤약볕에 부채로 더위를 쫒는 모습이 힘에 부쳐보인다.
시골장터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우리가 잃어버린 유년의 기억이거나 아련한 추억만이 아니다.
삶이 지쳐 힘들 때 시골 장터에 가보자...그곳에 가서 사람사는 냄새를 맡아보자. 그냥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 자신도 모르게 욕심을 비우게 된다.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생활의 활력소가되고 충전소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시골장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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