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전당대회의 들러리 정몽준과 추미애

2008. 7. 7. 07:41세상 사는 이야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끝났다. 치열했던 당대표 경선이 여론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면서 민심이 아닌 당심으로 끝나고 말았다.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표 경선을 보면서 또 한번 계파와 파벌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먼저 한나라당 경선에서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지대한 공을 세운 박희태 전의원이 당선되었다.
현직 의원도  아니고 여론조사에서도 정몽준 의원에 뒤졌지만  절대적인 당심의 지원을 받은 박희태 후보와 함께 친이측의 지원을 받은 공성진 후보까지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사실상 친이계가 당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집권여당의 지도부 선출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여론보다는 계파 대결과 줄세우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철저하게 친이 대 친박간 세대결 양상으로 치러지면서 당내 기반이 없는 정몽준 후보는 연일 줄세우기를 비판했고, 범 친박 후보로 나섰던 진영 의원이 후보 사퇴를 선언하는등 진통을 겪었다.
특히 TV 토론 과정에서 유력 후보들간에 수차례 이전투구식 막말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록 화합을 내세운 박희태 후보가 대표를 거머쥐었지만 공천 실세였던 이재호,이방호 전의원이 공천 부적격자로 한나라당에서 탈락시켰던 박희태씨를 대표로 선출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스스로 퇴출시키고 다시 당대표로 복귀시킨 것은 입에 쓰면 버리고 달면 삼키는 집권당의 본심을 그대로 드러낸 결과라고 보여진다.
공교롭게도 오늘 끝난 민주당 경선에서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나간 추미애의원이 당심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정세균의원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당의 진로에 따라 대의원의 입김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현재 양당의 경선 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결국 여론조사 30% 반영은 흥행을 위한 쇼에 불과하고 결과는 당심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7월 열리는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권후보 중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 지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정몽준 의원과 추미애 의원이 각각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일 한국일보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의 경우 정몽준 의원은 24.6%로 1위를 기록했고,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10.0%로 2위, 이어 공성진(2.0%) 박순자(1.0%) 진영(0.8%) 김성조(0.2%) 의원 등의 순이었다.

모름ㆍ무응답은 58.8%로 대부분 응답자가 한나라당 당권 구도에 관심이 없거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지지층 사이에선 정 의원이 33.4%, 박 전 부의장이 13.2%로 격차가 좀 더 벌어졌다. 이어 공 의원(2.8%), 박 의원(1.1%) 김 의원(0.6%) 진 의원(0.3%) 등의 순이었고, 모름ㆍ무응답도 45.3%나 됐다.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선 정 의원이 29.4%, 박 전 부의장이 12.6%였다.
정 의원은 특히 20대(29.4%), 강원 제주(34.6%)와 대전 충남 충북(27%), 고졸 이상 대재이하 학력자(27.4%)가 많이 지지했다. 박 전 부의장을 꼽은 응답자는 남성(13.3%)과 50대(16.0%), 인천 경기(11.8%), 대재 이상 학력자(10.8%), 자영업자(16.3%) 중에 상대적으로 많았다.

통합민주당 차기 당 대표 적합도에서는 추미애 의원이 1위를 달렸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하느냐'는 질문에 추 의원을 꼽은 응답자가 17.6%로 나타났다. 이어 천정배 의원(8.1%), 정대철 고문(6.1%), 정세균 의원(6.0%), 김효석 전 원내대표(2.6%), 정균환 최고위원(2.1%) 순이었다. 모름ㆍ무응답도 57.6%나 됐다.

7ㆍ6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탄한 당내 기반에 힘입어 가장 앞서 간다는 평가를 받는 정세균 의원이 일반 국민 선호도 조사에서 4위로 밀려난 가운데 추 의원은 그 동안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대부분 1위를 기록해 실제 전대 결과가 주목된다.

추 의원은 40대(25.2%), 자영업자(25.8%)에서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정 의원은 50대(11.1%) 60대(6.5%)에서 추 의원(각각 11.6%, 6.5%)과 지지율이 비슷했을 뿐 다른 계층별 조사에서는 밀렸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서도 추 의원이 27.2%의 지지율을 얻어 2위 정세균 의원(10.1%) 천 의원(9.2%) 정 고문(6.5%)을 압도했다. 민주당은 현재 1만2,000명의 대의원을 선정, 이들의 간접선거로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할 계획이지만 일부에서는 전 당원 투표도 주장하는 상황이다.<출처:뉴시스 2008.06.09>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정몽준과 추미애는 경선결과에서는 당심과 계파에 의해 좌우되는 대의원 선거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결과적으로 여론조사는 국민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구색용 홍보에 지나지 않았고 두 의원은 들러리로 전락한 꼴이 되어버렸다. 대통령이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땜방식 정치행태를 보이는 것처럼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역시 여론보다는 당심이나 계파의 생존에만 매달리다보니 이번에도 국민에게 외면당한 그들만의 리그로 끝나버렸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정치인 보다는 당심에 따라 자신의 정치생명을 이어가려는 정치인이 있는 한 앞으로도 파벌과 줄서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만큼 우리정치도 퇴보할 것이다.
물론 정몽준 의원의 버스비 70원 발언과 청소년용 T-머니 카드 소동으로 자충수를 둔 점과 경선결과 후 바로 자리를 떠나버린 추미애 의원의 행동은 두고두고 지탄 받을 일이지만 여론의 향배와 거꾸로 가는 양당의 전당대회 결과를 보면서 마치 청개구리의 전당대회를 보는 듯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