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의 자화상 같은 전경버스

2008. 7. 9. 08:45세상 사는 이야기

아내와 함께 동대문 새벽시장에 갔다. 평일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늘은 열대야 때문인지 그리 사람이 많은 것 같지 않다. 아내가 키높이 운동화와 반바지를 사달라고 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우연히 대로변에 서있는 전경버스를 발견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지나가려고 하는데 가만히 보니 모두 망신창이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불연듯 치열했던 촛불시위 광경이 떠올랐다.
아, 그때 밧줄로 끌어당기고 흔들어대던 전경버스가 바로 이것이로구나.
이곳은 그동안 경찰서로 알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니 특수기동대였다. 9시20분정도 되었는데 안에서는 단체로 구호가 들리고 벤취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사병도 눈에 띄었다.
기동대 광장에는 전경버스로 가득차 있었다.
더 이상 운행할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된 차량을 그냥 도로에 방치하는 이유가 뭘까?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마도 전시효과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전국 의류 상인들이 모이는 곳이고 외국인도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아마도 시위대가 이렇게 난폭하게 버스를 부수어 버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었나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양쪽에 즐비하게 서 있는 전경버스 멀리서 보면 잘 알지 못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그야말로 흉한 몰골에 놀라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번호판과 범버가 모두 뜯겨져 나가고 전도등도 모두 깨져버렸다. 길가에 세워놓아 미관상 보기 흉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리창은 모두 깨지고 안에는 불에 그을린 자국도 있다 의자도 제대로 붙어있는 것이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다른 차 번호판은 거덜거리고 와이퍼는 꺽여져 아래로 처져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민이 힘들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친구가 되고 싶다던 경찰......그런데 지금 누더기가 된 국민의 마음은 누가 위로해줄까?.......윤복희 노래 '여러분'의 한 소절처럼 국민들은 지금 위로받고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원모집 ;한국대통령...자격 ;MB만 아니면 된다.......버스 벽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았다.어쩌다 이렇게 인기없는 대통령이 되었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반쯤 뜯겨져 나간 번호판과  운전석 유리창이 파손된 전경버스......도대체 누굴 위한 영광의 상처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버스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제대로 놓여있는 의자가 없고 모두 꺽여있거나 뒤집혀 있었다.
그동안 두 달이 넘도록 이어진 촛불시위가 이제 종교계까지 참여하고 민노총등 노조에서도 참여하는 등 현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다.
누더기가 된 전경버스를 보면서 이것이  현정부의 자화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