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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와닿는 17년전 전화예절 포스터

2008. 7. 2. 07:59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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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을 뒤적이다 보니 처음 본 듯한 책 한권이 눈에 띄었다.
'전화의 얼굴'이라는 책이었는데 1991년 학생들에게 정보통신과 전화예절에 대한 학생글짓기 그림대회 입상자 작품 모음집이었다.
지금은 휴대전화 보급으로 거리에서 공중전화 보기도 쉽지 않은 때인데 17년전 글고 포스터를 보면서 잠시 옛날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어릴 적에는 동네 이장님집에 한 대 밖에 없었던 귀한 전화기.....지금은 각 가정에 쓰지 않는 휴대폰이 쌓여있을 정도로 전화기가 많고 많은 만큼 전화이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간다.
또 전차안이나 관공서 사무실 장례식장 등 전화예절을 지켜야 할 곳도 많은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또 심한 욕설 협박 장난전화등 옛날보다 전화예절은 더 형편없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잠시 어린이들의 포스터와 글을 감상하며 추억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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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글은 당시 저학년부 글짓기 최우수작품인데 전화를 걸 줄 모르는 할머니를 위한 손녀의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다. 그때 당시 아홉 살이었으니 지금은 스물 여섯 숙녀가 되었겠다.


                                  전     화

                권은미 (임호국민학교 2학년)

며칠 전 고모가 할머니한테 전화기를 사다 주셨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전화를 받을 줄만 알지 걸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숫자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께 1,2,3,4,5,6,7,8,9,0을 가르쳐 드렸습니다. 그래도 몰라서 우리집 전화번호 671-7670 위에만
반창고를 오려 붙여 알아보게 하였습니다. 우리집에만 전화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나는 계속 할머니께 숫자를 가르쳐 드렸습니다. 내가 쓰던 산수공책 ,연필,지우개를 갖다 드리고 할머니가 힘드실까봐 반쪽만 쓰라고 하면 할머니는 어느새 한 장을 다 쓰셨습니다.
할머니와 우리는 함께 살지 않고 할머니는 대장굴에 우리는 임호정리에 삽니다.
어느 날 나는 할머니께 전화를 걸어 이젠 숫자를 다 아시느냐고 여쭈어 봤더니 아직도 확실히 잘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나는 다시 공책을  한 권 사서 할머니댁으로 갔습니다. 이 공책을 다 쓰시면 전화를 걸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언젠가 고모가 우리 집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할머니가 전화를 받지 않으니 할머니께 고모네 집으로 전화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깜빡잊고 그 말을 전하지 못했는데 그 이튿날 고모가 우리 집에 전화를 하셨습니다.
할머니가 이제는 전화를 걸 줄 아시더라며 놀라셨습니다.
엄마는 은미가 할머니께 숫자를 가르쳐 드렸기 때문이라고 하니 고모는 나를 바꾸어 달라하더니 전화로 내게 칭찬을 해주셨습니다.

몇 달 전 나도 팔순 아버지께 전화기를 선물해 드렸는데 오래 전 부터 마음만 있었지 실천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슬림형 전화기가 불편하셨는지 잘 사용하지 못하셨다.그래서 다시 폴더로 바꾸어 드리니 요즘은 자주 전화가 오고 문안인사도 더 자주드리게 되었다.문제는 처음에 위 학생의 할머니처럼 휴대전화를 걸지 못하셨었다. 숫자를 몰라서가 아니라 휴대폰 자판이 작아서 걸기가 불편해 하셨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단축키였다. 아들이 4형제라서 큰아들은 단축키 1번 나는 2번 동생들은 3번과 4번......쉽게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해드리니 참 편하고 좋다고 하셨다.

시대가 변해도 전화에 대한 예절은 필요하다. 공중전화는 사라졌지만 더 가까운 곳에 전화가 있어 남에게 불편을 주기 쉽다. 17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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