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나무를 기어오르는 까닭은?

2008. 6. 23. 12:27사진 속 세상풍경

일요일 오후 입니다.바다 낚시를 갔다 남북축구를 보려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차에서 내려 계단 쪽으로 가려고 하는데 늘 쓰레기를 뒤지던 고양이가 갑자기 나무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자리에 멈춰서 지켜보고 있는데 점프해서 직각으로 나무 위를 타고 올라가다 1m정도 기어오르다 다시 내려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한 번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자꾸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뿔사 이럴 때는 왜 카메라를 집에 두고 다니는 건지.....서둘러 집으로 들어가서 카메라를 갖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미 고양이의 쇼는 끝났는지 난간 위에 고양이가 쓰레기장 아래를 쳐다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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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지난 번 나와 숨바꼭질 하던 녀석인데 이곳의 터줏대감입니다. 워낙 경계심도 많고 혼자 돌아다니는 외톨이 고양이입니다. 다른 고양이들은 두 세 마리씩 어울려 다니는데 이녀석은 늘 혼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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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상황이 정리될 때 까지 끈기있게 기다리는 것이 이녀석의 주특기죠.....바로 아래가 쓰레기장인데
  아무도 없어야 슬그머니 쓰레기장 아래로 내려옵니다. 지난 번에는 음식물 쓰레기통을 나무 옆에 놓았더니 그것을 타고 통안에 들어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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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구 셔터 누르는 소리에 또 들켰습니다. 잠시 나를 쳐다보더니 숲으로 몸을 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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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구면이라서 경계를 풀만도 한데 늘 나를 경계합니다....그런데 그동안 변화가 있었습니다. 배가 부른 것을 보니 그새 임신을 했나 봅니다.그래서 더 예민해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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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보았을 때 나무를 기어오르던 나무에는 그동안 얼마나 오르내렸으면 나무껍질이 다 벗겨졌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왜 나무를 오르내렸던 것일까요?
 고양이가 나무를 오르내리는 것은 야생의 본능을 잃지 않기 위해서고 또 나름대로 발톱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발톱을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긁거나 할퀴는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녀석은 임신을 해서 순산을 하기 위해 오르내리는 운동도 병행하고 있는 듯 합니다.
산모로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알고 행동하는 고양이가 대견스럽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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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처난 나무에도 고양이의 발톱자국이 어지럽습니다....고양이의 발톱이 스칠 때 마다 나무의 고통도 여간 아닐텐데....다른 나무들도 많은데 유독 두 그루의 나무만 긇어대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아무튼 아파트에 같이 공존하는 고양이와 나무가 함께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