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랑호(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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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사는 할아버지의 애마 달구지
아들을 등교 시키기 위해 아침마다 지나는 길에는 늘 달구지가 서 있다. 겨울이라 쉬고 있는 달구지 두 대를 볼 수 있는데 한 대는 리어카를 개조해서 만든 것이고 또 한 대는 경운기를 뒷바퀴를 개조해서 만든 나무 달구지다.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이 달구지들은 속초시 장사동에 사시는 할아버지의 소유인데 예전에 블로그에 올린 기사를 보고 방송국에도 소개되기도 했었다. 봄이면 영랑호 주변을 도는 할아버지의 달구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방송에 나간 것은 컨테이너에서 자라는 한우라고 소개되어 나갔다. 할아버지는 속초 고등학교 담 옆에 컨테이너를 갖다 놓고 한우를 키우고 있는데 한우를 지키는 것은 서너 마리의 강아지 뿐이다. 이곳에서 5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사시는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두 분이 사시..
2009.02.07 -
폭설 최대 피해자는 소나무
폭설이 내린지 이주일이 다 되어 간다. 도시는 정상을 되찾았지만 아직도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 많다. 해맞이 해넘이 축제를 맞이하는 속초시에서는 밤낮 제설작업을 해서 축제에 어려움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아이가 보충수업을 시작해서 학교로 가는 길이었다. 날이 갑자기 추워서 시동이 잘 걸리지 않을 정도로 한파가 매섭다. 내일까지 춥다는 예보로 봐서는 해맞이 행사에 옷을 두툼하게 잘 챙겨야 할 것 같다. 아이를 태우고 영랑호를 돌아서 가기로 했다. 고등학교가 영랑호의 끝에 있기 때문에 모처럼 차량으로 돌고 있었는데 군데군데 나무들이 쓰러져 있거나 부러져 있다. 이번 폭설 때문에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것이 소나무 인듯했다. 다른 나무들이야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눈이 잘 쌓이지 ..
2008.12.31 -
폭설로 부러진 영랑호 전봇대들
토요일 저녁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들과 식사와 음주를 한 탓에 아침에 골이 띵합니다. 약을 먹고 잠시 누워있는데 전화벨이 울립니다. 날마다 영랑호를 한바퀴씩 도는 형님이 그동안 폭설 때문에 가지 못하다 처음으로 영랑호를 걷다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영랑호를 돌다보니 이번 폭설로 무너진 전봇대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형님도 뵌지 오래된 듯하여 세수하고 영랑호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그사이 형님은 영랑호를 한바퀴 돌고 벌써 시내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형님이 일러준 곳으로 가보았습니다. 영랑호 돌아가는 길은 아직 눈이 그대로 쌓여있고 차가 한대 다닐 수 있도록 눈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범바위를 돌아 400m 정도 갔을 때 형님이 이야기 하던 전봇대가 눈에 띄었습니다. 영랑호를 돌아가는..
2008.12.28 -
옛날 토기를 닮은 호박을 보다
아이를 학교에 태워주고 오랜만에 영랑호 안쪽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보광사를 지나 아파트 입구에 다다랐는데 왼쪽에서 녹색 펜스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다. "장독대 옆에 서 있는 저 것이 무엇일까?...." 차를 세우고 가까이 가보니 호박이다. 큰 것도 큰 것이려니와 모양이 심상치 않다. 옆에 쌓아놓은 항아리보다 큰 호박.... 색상도 마치 옛날 토기처럼 회색빛이다. 어릴 적 참나무 울타리 아래 놓여 있던 초벌 항아리를 보는 듯 했는데 난생 처음보는 호박이 신기해서 안쪽을 들여다 보았다. 마당에는 고추와 배추가 보인다. 안쪽으로 살짝 들어가 보기로 했다. 가끔은 호기심을 따라가다 시골집을 지키는 개에 놀라 혼비백산할 때가 많아 늘 조심스럽다. 아침 이른 시각이라 사람의 통행이 많지 않았고 아예 대문도 없었..
2008.10.23 -
고문 당하는 자전거 보셨나요?
속초시에 있는 대표적인 석호인 영랑호 아들과 함께 가끔 운동삼아 도는 영랑호는 빼어난 풍광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인데 이곳 영랑호를 돌다보면 늘 안타까운 자전거 한 대를 만나게 됩니다. 편도로 호수를 돌아오면 호수의 끝자락에 허공에 매달린 자전거를 보게 되는데 볼 때 마다 호수를 쌩쌩 달리고 싶어 하는 듯 합니다. 이곳은 의료원을 지나 보광사 가기 바로 전에 매달린 자전거인데 속초시에서 관광객을 위해 전시행정으로 설치해놓은 자전거입니다. 이정표까지 멋지게 세워놓았습니다. 영문과 한자로 안내해놓은 속초 자전거 여행 안내소입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 자전거를 많이 비채해 놓았는데 이용객이 없어서 철수한 듯 합니다. 건물에는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고 창고처럼 비품이 쌓여있습니다. 의욕적을 추..
2008.09.02 -
오리야, 같이 놀자
영랑호를 돌아오는 길입니다. 요트 경기장 앞을 지나오는데 호수 위에 오리 세 마리 .....편안하게 물방석을 타고 노는데 그 앞에 강아지 한 마리 안절부절 못합니다. 금새 물로 첨벙 뛰어들듯이 컹컹 짖어 댑니다. 아마도 나와서 나랑 같이 놀자는 것 같습니다. 아침부터 혼자라서 심심한가 봅니다. 덩치를 보니 오리와 비슷하네요.... 헤엄을 잘 치는 개들이 있다는데 이녀석은 헤엄을 치지 못하는지 연신 짖어대기만 합니다. 시끄러워서 그런 것일까요?.....오리 세 마리 강아지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러나 이내 다시 홱 돌아섭니다. 강아지가 정말 안달이 났습니다. 같이 놀자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한참을 오리를 향해 뛰어들 듯하더니 검정강아지가 나타나니 거들떠도 안보고 홱 돌아섭니다. 아마도 검정개는 여자친..
2008.08.12 -
오염된 영랑호 바다와 만나다.
날마다 아이를 학교에 태워다 주느라 아침마다 바쁜 일상입니다.... 방학 때는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아 버스도 운행하지 않는다니......정말 불편합니다..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회사 방침이 그렇다는데.....오늘도 여덟 시에 아이를 내려주고 영랑호를 돌아가는데 아니....영랑호로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카누 경기장 앞에는 이상한 거품들이 둥둥 떠다니고..... 지난 번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도 이 거품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 마치 무슨 작품을 보는 듯 거품이 둥둥 떠니며 여러 문양을 만듭니다. 갈대가 있는 곳에서는 거품이 폭폭 소리를 냅니다.....주변 모래 바닥에는 고기들이 모래를 판 흔적이 많습니다. 이곳에도 거품과 함께 고기..
2008.08.08 -
영랑호에 알을 지키는 공룡이 산다?
영랑호를 와본 사람들은 대부분 범바위를 안다. 그렇지만 공룡머리를 한 공룡바위가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영랑호 리조트에서 호수를 돌아가다보면 화랑도 조각공원을 지나 속초고등학교 인근 카누 경기장 조금 못미친 곳에 공룡 바위가 있다. 지금은 숲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지만 호수를 따라 돌다보면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공룡바위다. 공룡이 알을 지키려고 턱에 괴고 있는 형상의 공룡머리.......입을 벌리면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내는 티라노 사우러스로 변할 듯한 공룡바위..... 예전에는 없었던 공룡머리형상 안내문이 설치되었다. 보는 이에 따라서 달라보일 수 있으니 상상력을 발휘해보세요..... 뒤에서 바라본 공룡머리바위........마치 호수를 건너갈 듯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2008.08.07 -
폐허가 된 백로 서식지를 둘러보다
속초시 영랑호에는 백로 서식지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초에 백로 서식지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언젠가는 한 번 저 백로 서식지에는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었다.그런데 참 병도 큰 병이다. 하필 비가 그친 오늘 내 눈에 들어온 백로 서식지.......블로거에게 궁금증이란 정말 큰 병이다. 좋게 말하면 호기심이고 새로운 기사꺼리를 발견하고 난 후 좀이 쑤셔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발작병이라고나 할까?차에서 장화를 꺼내 구두와 갈아신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4차선 도로를 뚫느라 산을 깍아낸 곳으로 올라가는데너무 가파라 몇번을 미끄러진 후에 산에 올랐다. 오르니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한참을 소나무 숲을 헤치고 가다보니 영랑호 리조트와 함께 백로 서식지가 한 눈에..
2008.07.31 -
숲을 폐허로 만드는 백로 서식지
속초시 영랑호에는 백로 서식지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초에 백로 서식지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른다. 언젠가는 한 번 저 백로 서식지에는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꼭 한 번 다녀오고 싶었다. 그런데 참 병도 큰 병이다. 하필 비가 그친 오늘 내 눈에 들어온 백로 서식지....... 블로거에게 궁금증이란 정말 큰 병이다. 좋게 말하면 호기심이고 새로운 기사꺼리를 발견하고 난 후 좀이 쑤셔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발작병이라고나 할까? 차에서 장화를 꺼내 구두와 갈아신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4차선 도로를 뚫느라 산을 깍아낸 곳으로 올라가는데 너무 가파라 몇번을 미끄러진 후에 산에 올랐다. 오르니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소나무 숲을 헤치고 가다보니 영랑호 리조트와 함께 백로 서식지가..
2008.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