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독서(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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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감상) 징소리 /문순태
1. 방울재 허칠복(許七福)이가 고향을 떠난 지 삼 년 만에 미쳐서 돌아와 징을 두들기며 댐을 막은 뒤부터 밀려드는 낚시꾼들을 쫓아 댔다. 덩실덩실 춤을 추며 징을 두들기는 칠복이의 모습은 나무탈을 쓴 도깨비 같다고들 했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된 것은 고향을 잃은 서러움, 아내를 빼앗긴 원한 때문이라고들 했다. 아무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고향에 여섯 살 난 딸아이를 업고 불쑥 바람처럼 나타난 그는, 물에 잠겨 버린 지 삼 년째가 되는 방울재 뒷동산 각시바위에 댕돌같이 앉아서는, 목이 터져라고 마을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대는가 하면, 혼자서 고개를 끄덕거려 가며 오순도순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중얼거리다가도, 불컥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찔러 보고, 창자가 등뼈에 달라붙도록 큰 소리로 웃어대..
2008.01.01 -
새 한글 표준어 일람표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가까와 → 가까워 가정난 → 가정란 간 → 칸 강남콩 → 강낭콩 개수물 → 개숫물 객적다 → 객쩍다 거시키 → 거시기 갯펄 → 개펄 겸연쩍다 →겸연쩍다 경귀 → 경구 고마와 → 고마워 곰곰히 → 곰곰이 괴로와 → 괴로워 구렛나루 →구레나루 괴퍅하다 →괴팍하다 -구료 → -구려 광우리 → 광주리 고기국 → 고깃국 귀엣고리 → 귀고리 귀절 → 구절 귓대기 → 귀때기 귓머리 → 귀밑머리 깍정이 → 깍쟁이 깡총깡총 →깡충깡충 꼭둑각시 →꼭두각시 끄나불 → 끄나풀 나뭇군 → 나무꾼 나부랑이 →나부랭이 낚싯군 → 낚시꾼 나무가지 →나뭇가지 년월일 → 연월일 네째 → 넷째 넉넉치않다 → 넉넉지않다 농삿군 → 농사꾼 넓다랗다 →널따랗다 담쟁이덩굴→ 담쟁이 덩..
2007.12.27 -
대필시인
대필시인 이동호 어머니 영정에 시집 한 권 놓아드렸네 평생 내 시 한편 읽어보지 못한 어머니 눈짓 손짓 하나 하나의 몸짓이 말하지 않고 가슴에 품었던 사랑이 다 시가 되는 줄도 모르고 가셨네 말하지 않고 평생 마음으로 쓴 시 나는 지금껏 어머니의 시를 훔친 도둑이거나 어머니의 마음을 대신한 대필시인이었네 이제 더 이상 나는 시인이 아니네
2007.12.16 -
황태
황 태잊으라고, 잊어버리라고매서운 칼바람이 몸을 흔드네푸른 바다, 해금내 다 털어내고더 이상 버릴 것 없다고 해도보라 아직도 바다를 꿈꾸는 소금끼보라 산호를 그리는 검은 눈보라 아직 해풍에 벌름거리는 코가끔은 겨울비에 몸을 씻고가끔은 폭설에 솜이불도 덮어보고죽어서 이 무슨 호강이냐고몸 구석구석 핥아대는 동풍그래요, 이제 그만하세요다 비웠어요, 정말 다 비웠어요자 보세요, 바람도 없이사그락 사그락 몸 비비는 소리 들리지요하늘을 향해 입을 쩍 벌리고고래고래 소리치고 있는푸른 동해 가는 길용대리 황태
2007.12.16 -
가을 연가
가을연가지나고 나면모두가 그리운 법뜨거웠던 사랑도차가웠던 이별도시간 속에서 천천히 사라지리가슴 속 깊이 숨겨둔 상처가을 햇살 아래 살며시 펼쳐두고갈대밭에 누워조용히 하늘을 바라보면그리움은 낙엽 되어바람 따라 흩어지고햇살은 나뭇가지 사이로부드럽게 마음을 스치리하여 마지막 남은 눈물가을바람에 씻겨갈 때비로소 깨닫게 되리이 모든 것이 가을이 남긴 흔적이 아니라,마음 속 깊이 새겨진 온기였음을
2007.12.03 -
생각
생각비가 내릴 듯하늘이 흐렸다마음이 깊은 심연 속으로천천히 가라앉을 때어디선가 햇살 한 줄가볍게 걸려들었다그 햇살로조용히 옷을 짓는다비는 내리지만옷은 젖지 않는다생각이 그런 것이다젖을 수도 있고젖지 않을 수도 있다비가 내리는 이 순간,모든 것이 흐르고눈물도, 웃음도함께 어우러져나는 다시 일어난다그 안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2007.12.03 -
웃음
웃음웃음이 아름다운사람이 있었습니다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한그 사람을 바라보면마음이 가볍고 즐겁습니다고향을 떠난 지 몇십 년어느덧 이순의 강을 지나고향에서 문득 그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벌써 여든이 넘은 할머니는얼굴에 온통 주름투성이였지만웃는 모습은 여전히 한결 같았습니다주름진 얼굴 위의 웃음은왜 늙지 않는 걸까곰곰이 생각해보니그건 얼굴로 보여지는 웃음이 아니라마음으로 웃는 웃음 때문이었지요사람들이 모두 할머니처럼마음으로 웃을 수 있다면세상이 얼마나 행복할까그런 상상만으로도참 유쾌한 하루입니다
2007.12.03 -
해바라기
해바라기짝사랑을 해본사람은 안다한여름 볕이왜 저토록 뜨거운가를제 가슴이 시커멓게타는 줄도 모르고오직 한 곳을 바라보는나도 저 해바라기처럼오직 그대만 바라보는꽃이고 싶다
2007.12.03 -
매미
매미천 날을 땅 속에서속울음 삼키며,설움 끝에 닿은햇살을 타고지상으로 오르는 소리꾼.맴, 맴, 맴.드디어 터져 나온혼의 소리,마침내 득음이다.
2007.12.03 -
자유
자유 이동호 두 해 동안 기르던 새를 날려 보냈다 남아있는 빈 집에 바람이 왔다가고 아침 햇살이 머물다 갔다 새가 날아간 뒤 새보다 자유로운 건 새가 아닌 새의 집이었다
2007.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