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7. 06:00ㆍ세상 사는 이야기
금요일에 로또복권을 사는 형님 왜?
경기가 안좋을수록 복권 판매액이 올라간다는 말이 있죠.
그래서 그런가요 경기가 최악인 요즘 주변에서 주말마다 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사무실에 함께 근무하는 형님과 인근 사무실 사장님도 복권 매니아인데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다며 주말마다 복권을 구매하곤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건 뭐니뭐니해도 로또복권이죠.
한번은 꿈속에서 번호를 받았다는 이야기에 덩달아 복권을 샀다가 번호가 4개 맞는 행운을 맛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그닥 신통치 않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오후였습니다.
금요일날 로또를 사야 금을 캘 수 있다며 늘 금요일 오후에 복권을 사는 형님이 평소처럼 로또 번호를 조합하고 있었는데 낙산사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형님이 사무실에 들렸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려고 들렸다는 형님이 로또를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이러더군요.
"아, 나는 로또만 보면 내 돈 떼어먹고 달아난 그놈이 생각나..."
"아니 뭔 돈을 떼어 먹어요..."
"말도 마 도깨비에 홀린 것처럼 일주일만에 내돈 300만원을 사기당했잖아....."
커피를 마시며 털어놓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기가 차더군요.
로또복권 대리점 개설해주겠다던 남자 알고 보니....
친한 형님이 운영하는 마트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입니다. 몫이 좋다보니 자기네 제품을 팔아달라는 업체도 많고 새로운 사업을 해보라는 권유도 많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말쑥한 정장을 차려 입은 사람이 마트에 찾아왔다고 합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00은행 본사 복권사업부에 있는 직원인데 출장왔다 가는 길에 이곳이 복권 사업을 하기에 좋을 것 같아 들렀습니다."
자신을 소개하며 명함을 건네는 그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점점 복권 사업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복권 열풍이 일고 있던 때였고 한편으로 복권 대리점을 해볼 생각이 있었던 터라 그 사람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에 쏙쏙 와닿았다고 합니다.
달변인 그는 복권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고 수익성에 대한 기대심리를 한껏 고조시키면서 자격도 까다롭고 신규개설이 안되지만 몫이 워낙 좋아 본사에 보고해 개설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하더랍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찾아온 그 남자는 간판 시안을 보여주며 대리점 허가가 떨어졌으니 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했고 별 의심없이 계약금 200만원을 건네주었다고 합니다.
간판도 미리 맞춰 놓으라며 성공한 복권점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룻밤 묵어 간다기에 방 한 칸을 내주고 토종닭에 술까지 대접했다고 합니다.
다음 날 아침 떠나기 전 아침식사까지 대접했다는 형님......
식사를 하면서 또 이러더랍니다.
"두고 보세요 사장님, 담배 파는 가격보다 수익이 몇 배는 나을 겁니다."
"로또 대리점 개설하려고 로비하는 분도 많은데 사장님은 입지가 좋아 본사에서 먼저 제의를 했으니 정말 복 받으신 겁니다."
헤어지는 순간까지 형님은 그 남자를 철썩같이 믿었다고 합니다.
사기 당하지 않으려면 매사 꼼꼼히 체크해야.....
하지만 그 믿음은 채 하루를 가지 못했는데 돈을 주기 전 통화했던 전화번호가 없는 전화번호라는 안내 멘트를 듣고 난 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닳았다고 합니다.
"사기를 당하려니 뭔가에 홀리듯이 빠져들더라구...."
"나중에 사기당한 것을 알고 되짚어 보니 내 잘못이 크더라구... 꼼꼼히 따졌어야 하는데 괜한 기대감에 멍청한 짓을 했지 뭐야..."
큰 경험을 했다며 허탈하게 웃는 형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더군요.
'눈 뜨고 코 베어 간다'는 속담처럼 세상 참 별의별 사기가 다 판을 칩니다.
한동안 광풍처럼 휘몰아치던 기획부동산과 전화 받기 두렵게 만들던 보이스 피싱, 가짜 금융회사 홈페이지인 피싱사이트로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파밍사기,스마트폰의 소액결제 방식을 이용한 신종 사기 스미싱 등등.....
생소한 이름만큼이나 날로 진화하는 사기 수법 때문에 피해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어떤 일이든 매사 꼼꼼히 챙겨보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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