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뭉클했던 입대한 아들에게 계급장 달아 주기

2013. 2. 16. 00:14세상 사는 이야기

신병교육대 5주차 아들 만나러 가는 길...

2월 14일은 1월 8일 입대한 아들이 4주간의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수료식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차려 먹고 화천군 모처에 있는 신병 교육대로 떠났습니다.
모처럼 온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지만 혹한 속에서 모진 훈련을 견뎌낸 아들의 얼굴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했던 터라 쉼없이 차를 달려 3시간만에 신병교육대에 도착했습니다.
 
그동안 다음 카페를 통해서 신병교육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들었던 터라 신병교육대에 들어서니 사진 속 훈련병들이 훈련하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처음 입대해 쉼없이 눈을 치고 훈련 받느라 온몸이 꽁꽁 얼고 혹한 속에서 숙영을 하느라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는 훈련병들의 소감문이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우렁찬 군가소리와 함께 연병장으로 들어서는 훈련병들...

차를 주차하고 수료식이 거행될 연병장으로 들어서니 관람석에는 벌써 아들을 보려는 가족들이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군악대가 준비를 마치고 사열식을 하려는 듯 짚차가 보이더니 잠시 후 11시에 연병장 한쪽 모서리에서 우렁찬 군가소리와 함께 훈련병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나이로 태어나서~~~할 일도 많다면~~~
검은 베레모를 쓰고 힘차게 행진하며 들어오는 아들들의 모습을 보며 힘찬 박수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열지어 들어오는 무리속에서 아들 모습을 찾느라 두리번 거리는데 이곳 저곳에서 벌써 눈물을 훔치는 부모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단장 축사에 이어 최우수와 우수 훈련병에 대한 상장 수여식과 카퍼레이드가 진행된 후 아들 가슴에 계급장을 달아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연병장 관람석에 앉아있던 가족들이 연병장으로 뛰어들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아들 위치를 미리 파악하고 왔다는 듯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달려가 끌어 안고 우는 부모님도 계셨고 계급장을 달아주며 기념 사진을 찍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번 수료식에 혹시라도 부모님이나 가족이 오지 못해 혼자 계급장을 다는 훈련병이 있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이번 기수에서는 가족들이 모두 참석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녹아버린 진흙 때문에 엉망이된 연병장을 가로질러 아들을 보는 순간 그동안 혹한 속에서 훈련을 받느라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린데다 볼이 얼어 빨갛게 변했고 살이 몰라보게 빠져 기쁨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
하지만 군 입대전 내성적이었던 아들이 우렁차고 씩씩한 목소리로 경례하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들에게 달아준 계급장에 가슴 뿌듯 

아들이 손바닥에 들고 있던 계급장 하나.....
4주간의 훈련을 모두 마쳐야 비로소 받을 수 있는 이병 계급장을 왼쪽 가슴에 달아주니 한결 멋있어 보이더군요..
그동안 훈련병 00번으로만 불리던 아들이 비로소 온전한 군인으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는데 수료식 때 자대배치를 받은 다른 훈련병과 달리 아들은 앞으로 2신병교육대에서 2주간 더 교육을 받은 후 자대배치를 받는다고 합니다.

아들과 함께 영외면회를 나와 7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시간이 정말 빨리 가더군요.
그동안 힘들었던 훈련 과정을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아들 모습을 보며 군대에 잘 적응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곧 자대배치를 받고 본격적인 군생활을 하게 될 아들......
아들이 늘 씩씩하고 건강하게 군 생활을 잘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