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위를 본 A/S 직원의 한 마디...

2012. 5. 31. 08:00세상 사는 이야기

몇 주 전의 일입니다.
17년을 넘게 사용하던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이 났습니다.
냉장고 문을 열면 불은 켜지는데 냉동과 냉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물이 줄줄 흘러내리더군요.
할 수 없이 다음 날 A/S를 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A/S 직원이 오기 전에 냉장고 안의 물건을 대충 정리하고 물을 닦아냈는데 약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A/S 직원이 도착을 했습니다.
부엌으로 성큼성큼 다가선 직원은 망성임도 없이 냉장고 문을 열고 이곳 저곳 둘러보더니 팬이 고장이 났다고 하더군요.
팬이 돌지 않기 때문에 냉동고와 냉장고가 제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부품이 현재 없기 때문에 약 2~3일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부품이 오면 연락을 드리겠다며 나가던 직원이 갑자기 냉장고 위를 가리키며 이러더군요.

"냉장고 위에 올려 놓은 물건 다른 곳에 둘 곳이 없나요?"

아마도 처음 집에 들어와 냉장고를 보면서 경악했던 것을 조심스럽게 내뱉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갑자기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그동안 아무 생각없이 냉장고 위에 물건을 쌓아두고 살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A/S 직원의 지적을 받는 것만으로도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릇이며 반찬통 프라이팬과 믹서기 전구 등 창고처럼 쌓아둔 물건들......
"다른 곳은 몰라도 냉장고 위에 물건을 쌓아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무거운 것을 올려 놓으면 조금이라도 전기료가 더 나오고 냉장고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쌓아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냉장고 옆에도 온갖 자석 스티커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아들이 모은 쿠폰이며 치킨집 피자집 횟집등 다양한 광고들이 붙어 있어 창피하더군요.
옆에 붙여 놓는 것들은 전기료와는 큰 상관이 없다며 벽과 냉장고 간격을 잘 유지하고 냉장고에 위에 무거운 것을 올려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이곳 저곳 쌓아둔 물건들.....
이번 기회에 버릴 건 버리고 지저분한 것들 정리 좀 해야겠습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