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빠졌다는 형님 말 농담인줄 알았더니.....

2012. 2. 17. 06:30세상 사는 이야기

형님 얼굴이 핼쓱한 이유

가끔 사무실에 들르는 형님이 한 분 계십니다.

한 달에 한 두 번 들려 사업 공유를 하곤 하는데 지난 달엔 한 번도 들리지 않아 의아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핼쓱한 얼굴로 다시 사무실로 찾아왔는데 그동안 병원에 입원해 쓸개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쓸개를 잘라냈다는 말에 깜짝 놀라 다시 물었더니 정말 말로만 듣던 쓸개 빠진 놈이 되었다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들려주었습니다.

형님이 통증을 느낀 것은 설날 전후라고 합니다.
가슴을 쥐어 짜는 듯한 통증에 동네 병원에 갔더니 담석이라며 약을 먹어보라 권유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약을 먹는 동안은 괜찮다가 약만 떨어지면 다시 통증이 심해져 일주일 후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실려갔다고 합니다. 

담석 때문에 쓸개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

그런데 병원에 도착해 이것 저것 검사를 하던 의사가 황달과 간 수치가 높아 수술 시설이 완벽히 갖춰진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앰블렌스에 실려 인근 지역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검사를 다시 받고 간 수치를 낯추기 위해 사흘 간 입원한 후 쓸개를 잘라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 한동안 수술 동의서를 작성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수술 후 발생하는 사태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말에 더럭 겁이난 형님이 수술을 거부하자 담당 의사선생님이 이제껏 담낭 제거 수술로 잘못된 환자가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난 후에야 복강경 수술을 통해 쓸개를 잘라냈다고 합니다.

담석 수술을 할 때 칼로 배를 째는 개복수술과 몸 속에 카메라를 집어 넣고 모니터를 보고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이 있는데 개복수술을 받는 경우는 100명 중 1~2명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대부분 형님처럼 복강경 수술을 한다고 합니다.
칼로 배를 째는 개복수술의 경우 수술 흔적이 크게 나는데 비해 복강경 수술은 수술 후 작은 구멍 정도의 자국만 남는다고 합니다.
대화중에 형님이 배를 걷어 수술 자국을 보여주었는데 육안으로 보이긴 했지만 그리 흉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출처:http://blog.iseverance.com/cmkang>

쓸개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수술 전 가장 걱정했던 것이 쓸개가 없으면 몸에 큰 장애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는데 다행히 형님은 다른 후유증은 없고 다만 한 가지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해 불편하다고 하더군요.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초기에 경미한 소화 장애나 거북함, 설사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적응돼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수술을 받으면서 건강 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는 형님.......
괜히 동네 병원을 전전하다 병을 키우고 또 병원비만 더 많이 들었다며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며 사무실을 나서던 핼쓱한 형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