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약 대신 항생제 판 범인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2011. 12. 31. 12:31세상 사는 이야기

2011년 마지막 날 아침 신문을 보다....

오늘은 2011년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부터 영동지방에는 2012년 새해 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약 150만명이 해맞이를 보기 위해 동해안을 찾는다고 하니 오후부터 해안가가 시끌벅적할 듯한데 해마다 배란다에서 동해안 일출을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는 나는 이것이 동해안에 사는 작은 특권이 아닌가 생각하곤 한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연휴가 따로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일요일은 늘 쉴 수 있다는 것.....오늘도 오전 근무를 위해 사무실로 향했다.
이틀 전 내린 눈 때문에 골목길에는 아직도 빙판길이라 조심스러운데 문을 열고 가장 먼저 챙기는 것이 신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모든 소식을 접할 수 있지만 아직도 안면 때문에 구독하고 있는 신문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먼저 펼쳐든 지방 일간지에 눈에 띈 것은 요즘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상습 학생 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었는데 그 옆에 또 다른 기사가 하나 눈에 띘다.

"자살약 구해 주겠다 인터넷으로 사기친 40대 구속"

기사에 따르면 30일 강릉경찰서에 구속된 오모(41세 경남 창원시)씨는 인터넷 자살 카페에 접속해 자살약을 구하려는 주부 0모(30)씨의 글을 보고 접근해 항생제를 청산가리인 것처럼 팔아 300만원을 챙기는 등 수차례에 걸쳐 440만원을 가로챘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또 다른 피해자 였던 A씨(32)가 오모씨로 부터 구입한 자살약으로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경찰에 의뢰하면서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한 결과 문제의 약이 항생제로 밝혀져 통신과 탐문수사를 통해 오씨를 검거했다고 한다.

경찰은 오모씨를 검거한 후 자살 관련 인터넷 카페를 즉각 폐쇠조치하고 자살약 구매를 의뢰했던 자살기도자들을 설득해 심리치료를 권고중이라고 한다.


씁쓸한 연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이렇다 할 소득이 없다 보니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일을 저질렀다는 오모씨...........
그의 사기행각을 접하니 2011년 마지막 날 아침이 씁쓸하다.
"차라리 벼룩의 간을 내어 먹지..."
하면서 또 한편으론 사기를 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을 살렸다는 생각에 다행스런 마음도 들었다.
아....이런 상황을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씁쓸한 마지막 연말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