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사라지는 때밀이 기계 왜?

2012. 1. 2. 09:40세상 사는 이야기

새해 아침 사우나에 갔습니다.

201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아침 일출을 보려고 수많은 인파가 몰렸던 동해안은 점심무렵 썰물처럼 사람이 빠져 나가기 시작하더니 해가 질무렵 시내에는 차량 소통이 뜸했습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이런 때는 집에서 조용히 칩거(?)를 하다 사람들이 빠져 나간 후에 볼 일을 보곤하죠.
찜질방을 즐겨 찾는 우리 부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해돋이 전날을 피해 새해 아침 동네 사우나실로 직행했습니다.
이곳은 예전에도 목욕탕에 관한 블로깅으로 많이 소개했던 곳인데 예상대로 한산하더군요.
아내와 함께 귀가하려면 이곳에서 두 시간은 견뎌야 하기 때문에 여유있게 사우나를 즐겼습니다.


때밀이 기계에 대한 불만...

그런데 이집에 불만이 딱 하나 있습니다.
아니 꼬집으면 많겠습니다만 가장 아쉬운 부분이 고장난 때밀이 기계에 대한 아쉬움 때문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등밀이 기계라고 해야겠군요....하지만 오래 전 처음 보았을 때 부터 때밀이 기계라고 했으니 그렇게 부르기로 합니다.


바로 요놈이 불만의 대상인 때밀이 기계입니다.
앉는 의자의 밑부분이 깨진 것도 이해하지만 가장 중요한 때밀이 기계가 힘이 없습니다.
힘이 없다보니 등을 밀려고 기계에 밀착하면 기계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아쉬운 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그제야 마지못해 돌아가는 기계.....


사라지는 때밀이 기계 왜?

제가 사는 곳에서는 아마도 이곳에 남아있는 때밀이 기계가 유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0여년 전에는 왠만한 목욕탕에는 때밀이 기계가 있었는데 지금은 구경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 목욕탕에 있는 것도 10년이 넘었습니다.

언젠가 TV에서 경상도 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방송을 봤지만 한때 강원도에서는 이 기계 목욕탕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죠.
아마 1990년에서 2002년 사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러던 것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이 기계가 있는 목욕탕을 찾는 것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찜질방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게 되면서 목욕탕이 사라지거나 대체된 것도 원인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에 목욕탕을 하다 폐업한 지인의 말로는 잦은 고장과 위생상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꺼리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또 목욕 관리사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반기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추억 속으로 사라지는 것 아쉬워....

스스로 때를 밀면서 자세 때문에 민망하기도 했었고 남이 기계를 이용하는 자세를 보면서 웃음이 나던 때도 많았죠...
그러면 어떻습니까!....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놈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시대에 따라서 변하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이놈 정말 좋아합니다.
물 한 바가지 홱 뿌리고 나서 등을 밀 때의 시원함.....힘없는 때밀이 기계라도 올해도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여러분 2012년 임진년 하시는 모든 일 다 이루시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