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도로 위에서 시위하는 여자

2010. 11. 27. 06:30사진 속 세상풍경

살다보면 억울한 일을 당할 때가 종종있습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는대로 일이 진행되기도 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데 욕을 바가지로 먹는 경우도 종종 생기고....
그럴 때 화를 참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아마 어제의 경우도 아마 그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점심식사가 끝나고 사무실에서 잠시 오수를 즐기고 있는데 창밖이 시끄럽더군요.
사무실이 사거리에 있다보니 늘상 시끄럽지만 다른 때 보다 정도가 심했습니다.
차들은 연신 빵빵 거리고 사람들이 싸우는 듯 왁자지껄한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창밖을 내다 보니 아뿔사 도로 가운데 한 여자가 털썩 주저앉아 있습니다.


사거리 횡단보도 가운데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저러는 걸까?
주변을 지나는 차량들이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고 그말에 손가락질을 하며 욕을 하는 아주머니....


신호를 받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할머니와 아주머니가 빨리 일어나라고 채근해도 요지부동 꼼짝을 하지 않습니다.
날씨가 무척이나 쌀쌀한데 얇은 옷을 입고 차가운 신작로 바닥에 앉아있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지나는 택시 기사들이  모두 한 마디씩 합니다.
"아주머니 위험하게 왜 거기 앉아 있어요?....빨리 일어나 밖으로 나가세요.."
"신경끄고 빨리 가....내 이놈 잡을 때 까지 여기 앉아 있을 테니까...."


약 10여분이 지났을까.....신고를 받고 경찰차가 출동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차에서 들리는 확성기 소리가 좀 이상합니다.
"아주머니,,,,왜 또 그래요....빨리 밖으로 나오세요...."
아주머니를 잘 알고 있는듯 합니다.


아주머니 말로는 횡단보도를 지나고 있는데 누군가 욕을 하고 갔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 말로는 파란불이 거의 끝날 무렵 건너다 빨간불로 변했는데도 천천히 걸어가는 아주머니를 보고 기사가 경적을 울리며 한바탕 욕을 하고 지나갔다고 합니다.
이미 몇번 이런 일로 출동한 적이 있는지 경찰관이 아주머니를 잘 달래 무사히 밖으로 나왔습니다.
"누님, 왜 자꾸 그래요...그러다 큰일난다니까?....."
그러면서 아주머니의 신상에 대해서 묻더군요.
"누님,,,주소가 어디예요?..."
묻는 말에 고분고분 대답하는 아주머니.....아까와는 전혀 딴판입니다.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소리를 지르고 시위를 하더니 경찰관 앞에서는 순한 양으로 변하더군요....
"자....누님...됐어요...오늘은 여기 까지....."
경찰관이 그만하라는 손짓을 보내자 천천히 집으로 향합니다.
부드러운 경찰관의 모습이 좋긴한데 다음에 또 그럴 것 같아 호되게 혼내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도로 위에서 시위하는 아주머니 모습 다시는 안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