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생활정보지 부동산 매물 대부분 미끼....

2010. 11. 4. 08:36세상 사는 이야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정보지 믿을만 한가?

앞으로 두 달 후면 이사를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회사 규정상 분양을 받거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합니다.
두 달 동안 형편에 맞는 아파트를 찾을 수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슈퍼 앞에 놓여있는 생활정보지를 꺼내 사무실에서 찬찬히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아보았습니다.
형광펜으로 줄을 긋고 메모를 해가며 하나 하나 부동산에 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의뢰한 물건이 모두 매매되었다고 합니다.
올해 전세 물건이 없어 매매가의 80%까지 전셋값이 폭등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매물이 없는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가짜 물건을 그대로 놔두는 이유는 뭘까?

'매물은 없는데 생활 정보지에 실린 물건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걸까'
이런 의문은 부동산을 하는 지인과 통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풀렸습니다.
"정보지에 실린 매물들 대부분 없는 물건이야....가짜라는 말이지..."
"아니, 가짜 물건을 왜 그대로 놔두는 건데..."
"일종의 미끼 상품이지....일단 생활정보지를 보고 전화가 와야 다른 물건이라도 중개할 것 아닌가..."
"그래도 그렇지 없는 물건들은 바로 바로 빼야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생활정보지 회사에서 진성매물인지 가짜매물인지 구분할 수 없을 뿐더러 일주일에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세 번 발행하다보니 부동산에서 수정해달라고 하기 전에는 힘들다고 봐야 하지...."
"00 부동산에 전화했더니 정보지에 올려놓은 물건 대부분 다 팔렸다고 하던데...."
"그것 역시 가짜 물건이라고 봐야지....그 부동산 내가 잘알지....알면서도 다 그려러니 하지..."


부동산 침체와 업체간 과열 경쟁도 문제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와 임야 매매가 어려워지면서 대부분 부동산이 시내로 모여들면서 경쟁이 가열된 것이 이런 일을 부추기고 있다고 합니다.
한정된 지역에서 많은 부동산들이 나눠먹기를 하다보니 아파트 하나를 매매하는데 부동산 다섯이 연결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특히 서을에서 임대사업자들이 지역으로 내려오면서 아파트 매매값과 전셋값이 폭등하는 주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는 것을 이용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게는 다섯채에서 열채이상을 갖고 있다보니 때 아닌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매매가 1억인데 전셋값은 8천5백.......
사는 값이나 전셋값이나 그게 그거다....
이렇게 매물이 귀하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짜 매물이 판을 치는 것이죠.


미끼 상품 때문에 씨름했던 시간 너무 아까워....


"미끼 상품을 싫지 않고 진성매물을 올려 놓으라고 하면 아파트 매물 올릴 것이 없어요.."

"이것은 부동산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나 중고매물과 같은 것도 미끼 상품이 많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죠.."
"아마 전면광고를 내고 있는 부동산 업체들 그냥 비워두어야 할걸요?......"

생활정보지 업체에서 근무했던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 이해가 되면서도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없으면 당연히 빼야지 왜 미끼 상품으로 쓰나....
괜히 이곳저곳 전화비만 들고 시간만 낭비하게 만들다니...
며칠동안 생활광고지를 붙들고 씨름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