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비만소대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2010. 9. 23. 08:02세상 사는 이야기

올 추석 가장 큰 화제는 입대한 조카 이야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올 추석 고향 가는 길은 국지성 호우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서울에 내린 집중호우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추석 전날 서울에서 늦게 떠난 동생 내외도 쏟아지는 비 때문에 애를 먹다 평소보다 두 시간 늦게 고향에 도착했습니다.

외국에 나가 있는 막내를 제외한 삼형제가 다 모인 후 늦은 식사와 술상이 차려졌는데 오랜만에 만남이라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은 군에 입대한 아들과 조카의 근황이었습니다.
유독 폭염과 열대야로 고생이 심했던 6~7월에 입대를 한 터라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는데 다행히 무사히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내 아들과 형님 아들인 조카는 동갑내기인데 대학을 휴학하고 한 달 간격으로 훈련소에 입대했습니다.
평소 홀쭉이와 뚱뚱이로 부를 만큼 내 아들은 비쩍 말랐고 조카는 아주 뚱뚱했는데 훈련소에서 나올 때는 아들은 살이 조금 올랐고 조카는 살이 쪼옥 빠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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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 들은 비만소대 그건 뭐?

조카가 살이 빠진 것은 훈련소 입소 후 비만소대에서 훈련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만소대라는 말에 듣고 있던 가족들 모두 박장대소했는데 셋째 동생이 묻더군요.

"아니, 부대에 비만소대도 있어요?..."
"글쎄 그동안 나도 몰랐었는데 2003년 부터 생겼다나봐..나도 아들 때문에 처음 알았어......"
"공개적으로 비만소대라고 하지는 않지만 처음 입대 후 신체검사를 통해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만 따로 분류해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더군.."
"그동안 비만소대에서 훈련을 받은 사람중에는 적게는 5kg 많게는 25kg 가지 감량한 훈련병도 있대..."  
"그럼 조카는 얼마나 빠졌나요?"
'응 입대 전 87kg이었는데 10kg을 빼 볼살도 쏙 빠지고 몸도 아주 보기 좋아졌어.."
"군대에 가기 전 야식에 술 그리고 인스턴트 음식 때문에 체중이 급격히 불었는데 군대에 가서 다이어트를 했다니 너무나 고마울 뿐이야....." 

 
한달 전 자대배치를 받은 조카는 현재 전경으로 근무중인데 일주일 전 시내 순찰을 돌다 길 잃은 할아버지 한 분을 집에 까지 잘 모셔다 드려 1박 2일 표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때 외박을 나온 조카가 형님에게 하는 말이 참 걸작이라고 하더군요...

"아빠 비만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은 나처럼 군에 입대하면 효과 만점이야..."
"훈련을 받을 때는 힘들고 괴로웠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공짜로 다이어트 할 수 있고 몸도 건강해졌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있어요..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느낌이예요....ㅎㅎ......"

입대 전 불어난 몸 때문에 노심초사하던 조카가 폭염에 얼굴은 검게 그을렸지만 비만소대에서 살을 쪽 뺐다는 이야기..
올 추석에 모였던 가족들에게 가장 즐겁고 유쾌한 소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