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명물 화상암에 새겨진 꼴불견 낙서

2010. 9. 21. 11:12사진 속 세상풍경

강릉에서 속초로 향하다 보면 하조대를 지나 현남인터체인도 들어서는 지경해수욕장 바로 옆 원포리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은 요즘 고성에서 삼척까지 연결하는 낭만가도가 조성되고 있는데 이 해안도로가 앞으로 주 연결도로가 될 것이라고 한다.
현남 인터체인지 부근 고가도로를 지나서 내리막길을 내려서 화상천을 건너게 되면 오른쪽에 바로 원포리 해수욕장인데
이곳은 지경해수욕장과 함께 고속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해수욕장으로 각광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 다른 해수욕장과 달리 바닷가 사이 해송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줘 피서를 즐기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7번국도를 타고 이곳을 지나거나 해안도로를 타고 달리다 보면 해수욕장 보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이 하나있다.
송림 속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시원한 정자와 그 옆 가부좌를 틀고 있는 듯한 바위 화상암이 바로 그것이다.
  

정자는 최근에 원포리 마을에서 지은 것인데 이곳에서 시원한 동해바다를 감상하며 잠시 쉬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곤 한다.
그런데 사실 정자보다는 바로 옆에 떡 버티고 서 있는 화상암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곤 한다.
다음 지도에도 나와 있는 이 화상암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출처:http://www.wonpo.com/>


바다를 향해 가부좌를 틀고 않아 면벽수행을 하는 듯한 화상암에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소원을 빌거나 무속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화상암 주변에는 무속인이 매어놓은 듯한 천들이 눈에 띄기도 했는데 예전에는 바위 주변에 촛농들이 덕지덕지 붙어있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곳에 새로 생긴 것이 정자 뿐이 아니었다.
화상암 정중앙에 아예 누군가 제단을 차려놓은 것이 보였다.


소원을 빌고 간 지 얼마되지 않은 듯 싱싱한 과일들이 그대로 놓여있었는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아예 소원을 빌 수 있도록 차례상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화상암을 둘러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역시 낙서였다.
초에 검게 그을린 듯한 바위에 덕지덕지 새겨진 낙서들........
남이 쓴 곳 위에 덧붙여 쓰거나 아예 돌에 자신의 이름과 소원을 새겨 넣은 것 까지.......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듯 아슬아슬해 보이는 맨위쪽에도 초를 태운 흔적과 낙서들이 눈에 띘다


앞으로 낭만가도가 개설되면 이곳은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보여진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의 경외로움이 이 낙서를 보는 순간 불쾌감으로 바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정성과 마음을 다하면되지 꼭 이렇게 해야 소원이 이루어 지는걸까?
그렇다고 낙서 때문에 바위를 깍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저 애석하고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