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된 사우나실 문 때문에 큰일 날뻔한 사연

2010. 3. 29. 08:23세상 사는 이야기

주말이면 늘 아내와 함께 찜질방이나 사우나에 가곤 한다.
자주 찜질방과 사우나를 즐기다 보니 왠만한 곳의 시설의 좋고 나쁜 것을 잘 파악하고 있어 찜질방 마니아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아내가 쉬는 일요일에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멀리 원정을 가기도 한다.
일주일 동안 지친 몸을 땀으로 씻어내고 함께 이야기를 하다보면 한주간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곤 한다.
그런데 잘못된 사우나실 문 때문에 큰일이 날뻔한 기억이 있다.
그곳은 늘 가던 곳이었는데 운영업체가 바뀌면서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한곳이었다.
아내의 단골 손님과 개인택시를 하는 이웃분과 함께 약속 시간을 정하고 함께 사우나실로 들어섰다.
예전에는 시설이 낡아 냄새가 심하게 나던 곳이었는데 아주 깔끔하게 단장을 해서 기분이 좋았다.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바닷물을 직접 끌어들인 해수라서 사우나를 하고 나면 피부가 매끄럽고 촉촉해지기 때문이다.


낡고 더러웠던 곳들이 새롭게 단장을 하고 예전에는 없던 에어풀도 새로 설치했다.
탕안에 누워 있으면 강력한 물방울이 곳곳을 시원하게 두둘겨 주었다.
그곳에서 한참을 누워있는데 갑자기 사우나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왠일인가 하고 그곳에 가보니 함께간 개인택시를 하는 이웃분이 쓰러져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침 사우나실로 들어가려는 사람이 사우나실 유리문을 잡고 쓰러지는 이웃분을 밖으로 끌어냈다고 한다.
잠시 후 의식을 되찾은 이웃분은 예전보다 온도가 높아진 사우나실에 혼자 들어갔다 갑자기 현기증과 호흡곤란을 느껴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열려다 의식을 잃었다고 했다.
지난 밤에 과음을 한탓일 것이라며 사우나실 밖으로 나가는 이웃분의 모습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웃분이 사우나 밖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이 사우나실로 들어가 보았다.
예전보다 온도가 높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수증기 때문에 내부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습기가 가득찼다.
예전이면 느긋하게 사우나를 즐길 수 있던 곳이 채 3분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웠다.
결국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 나가려고 문을 밀었다.
그런데 예전과 달리 문이 열리지 않았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문을 밀어도 열리지 않던 문......알고 봤더니 대대적으로 수리를 하면서 사우나실 문을 거꾸로 달아 놓았기 때문이었다.
평소 사우나실 안에서 밖으로 문을 밀면 열리게 되어 있던 문이 안에서 잡아 당겨야 열리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착각을 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찜질방이나 사우나실 문은 안에서 밖으로 밀도록 되어 있거나 양쪽에서 쉽게 열 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것은 위급한 상황일 때 쉽게 문을 밀고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간혹 사우나실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또는 생각없이 안쪽에서 잡아당기도록 해놓은 곳을 볼 수 있다.
사소한 문제 같지만 찜질방의 한증막이나 사우나실 문은 안에서 밖으로 밀도록 하거나 양쪽으로 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짧은 순간 갑작스럽게 호흡곤란이 일어나 힘이 빠질 때에는 문을 잡아당기기 버겁기 때문에 쉽게 밀치고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