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감자를 냉동실에 넣었더니...

2010. 3. 27. 14:59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해 말부터 오르기 시작한 채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배추 한 포기에 5천원을 넘어섰고 감자 가격도 100g당 598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타 다른 채소값도 마찬가지여서 시장이나 마트에 들러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내의 가게 옆에는 대형 마트가 하나 있습니다.
아내는 종종 내가 퇴근할 무렵이면 시장을 봐놓곤 하는데 어제도 잠시 짬을 내어 시장을 봐놨다며 물건을 가져 가라더군요.
아내의 도시락과 시장본 것들을 차에 싣고 집에 들어서는데 사무실에 손님이 오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시장 본 것들을 꺼내 냉장고와 냉동실에 넣고 부랴부랴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약 네 시간 후에 다시 집으로 돌아왔는데 먼저 집으로 돌아온 아내가 주방에서 반찬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 표정이 이상합니다.
삶은 곰취와 고사리를 다듬는데 그 옆에 시커먼 감자가 눈에 띘습니다.
'아니, 감자가 왜 이렇게 검지?'
"그걸 지금 나한테 묻는 거예요?"
말하기가 무섭게 퉁명스럽게 내뱉는 아내.......
"아니, 감자를 냉동실에 넣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감자를 냉동실에 넣다니 누가?.."
"누구긴 누구예요...당신이지..."
그때서야 아까 급하게 나가면서 냉동실에 넣었던 검은 봉지 속에 감자 세 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휴,,,이 감자 아까워서 어떻게 요즘 감자가 금값인데 5천원을 그냥 날렸네..."
"난 바로 먹을 것이 아닌줄 알고 냉동실에 넣었는데 그속에 감자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어..."
이유야 어찌되었든 냉동실에 있었던 감자를 꺼내 놓으니 금새 겉이 시커멓게 변하면서 물컹거렸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감자를 칼로 깍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얼어버린 감자들은 반 이상 쓸 수가 없었습니다.
성한 것들을 골라 칼로 잘라 들기름을 넣고 소금간을 해서 볶았지만 감자 고유의 고소한 맛이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감자나 고구마 양파처럼 수분이 많은 대부분의 뿌리 채소들와 시금치, 브로콜리, 완두콩은 냉동 중에도 변질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평소에 알고 있었지만 물건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아까운 감자만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