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길에서 만난 철이른 유월 코스모스

2009. 6. 13. 09:38사진 속 세상풍경

올 동해안은 해수욕장 개장을 앞당긴다고 합니다. 봄인지 여름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비도 많이 내리고 날도 무덥습니다. 가전 매장에도 유례없는 폭염이 닥칠 거라며 미리미리 에어콘과 선풍기를 들여 놓으라 부산 떠는 모습이 허풍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어제는 민박집을 수리하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이것 저것 도와주느라 바쁜 하루였습니다. 자동차가 승합차라 사람을 태우기도 물건을 싫어나르기도 좋다는 명목으로 이것저것 잔심부름 하던중 길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발견했습니다.
아카시아꽃 지고 덩쿨장미도 시들해지는 요즘 길가에는 미국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널렸는데 어릴 적 부터 익숙한 코스모스를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어릴 때나 지금이나 코스모스를 보면 마음이 환해집니다.....어릴 적 등교길에 코스모스 잎을 따다 하늘로 던지면 마치 헬리콥터의 프로펠라가 돌아가듯 빙글빙글 돌아가던 코스모스가 생각납니다.


아마 38년전인가 싶네요....학교 앞 도로에 코스모스를 심고 날마다 물을 주던 때가..... 그때는 물주는 것이 왜그리 싫었는지 모르겠습니다....그때는 꽃이 귀한 줄 몰랐습니다...너무도 많아서..... 


이제는 코스모스를 보려면 시골로 찾아 다녀야 하는데 제철을 잃어버린 코스모스를 보니 그리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가을에 봐야 제멋인 코스모스를 여름도 오기전에 보다니.......


망국초 왜풀 혹은 계란프라이꽃이라 불리는 귀화식물 개망초도 계절을 잊은 것은 마찬가지 인듯하네요...개망초도 본래 8~9월에 피는 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마음 급하기는 코스모스와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멕시코가 원산지라지만 토종처럼 친근한 코스모스.....한적한 시골길에서 만나니 더 예뻐 보였습니다.
기상이변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일이겠지만 제철 아닌 꽃을 본다는 즐거움은 더 큰 듯합니다.
참 코스모스를 북한에서는 무엇이라 부르는지 아시나요?.....길국화라고 하네요....우리말을 지키려는 마음 정말 예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