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든 벽 정말 예술이야.....

2009. 5. 3. 12:50사진 속 세상풍경

이번주 월요일 갑자기 아들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춘계체육대회를 맞아 밤에 축구연습을 하다가 발목이 부러져 응급실에 입원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랴부랴 서울에 가 보니 그새 깁스를 하고 침대에 누워있는 아들을 보니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맞이하는 체육대회인데 갑갑한 병원 입원실에 갇혀서 한 달 정도 고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본인도 무척 답답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니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고 다독여주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병실에 준비해 주었습니다. 목발을 짚고 짧은 거리는 이동할 수 있지만 학교에 통학하는 것은 안된다는 의사의 말에 지도교수를 찾아 학교에 들러보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출타중이라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할 수 없이 학교 주변을 돌아보다 다시 오려고 7층에서 부터 계단을 따라 걸어내려 갔습니다. 각 층마다 각종 디자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책으로 설치된 벽면이었습니다.


2층에서 디자인 건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 만난 자연스런 벽면 처음에는 다른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마감재려니 생각하고 그냥 들어가려다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필 왜 세면대와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은 저렇게 움푹 패였을까?....하고 가까이 가 보니 벽면이 온통 책으로 쌓아 놓은 것이었습니다. 이곳 건물에는 재활용을 이용한 전시품들이 많았는데 그중에 가장 실용적이고 멋스러운 것이 바로 이 벽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쌓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투박하면서도 자연스런 멋이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끝 부분에는 무언가 살짝 덧칠한 흔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벽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서 수성 페인트로 덧칠해 놓은 것 같았습니다. 화재위험 때문에 실생활 속에서 모든 벽면을 활용할 수는 없겠지만 한쪽 벽면을 책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발상이라 정말 신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