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들이 먼길 돌아 학교에 가는 이유

2009. 3. 16. 09:22세상 사는 이야기

날마다 아이의 등교길 동행을 합니다. 차편이 여의치 않아서 늘 학교까지 통학을 시키고 있는데 그때마다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늘 농로길을 따라 가방을 메고 가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보게 됩니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에 사는 이 아이들은 1.5km 남짓한 곳에 학교가 있는데 행정구역상 시와 군으로 갈라져 먼곳에 있는 학교로 다니는 학생들입니다. 오늘은 아이를 내려주고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근처에 볼일이 있어 그곳으로 향하다 차를 세우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  어디 초등학교 다니니.."
"인흥초등학교에 다녀요..."
"여기서 거기까지 걸어다니니?"
"아니요...대로변까지 걸어나가면 버스가 와요...거기까지 걸어가는 길이예요..."


멀리 다섯명의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버스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려면 1km를 걸어가야 합니다.


논두렁을 걸어가는 아이도 있고 둘이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걸어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바쁜 것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논두렁으로 가는 아이에게 왜 위험하게 그곳으로 가느냐고 묻는듯 했는데 아이는 끝까지 좁은 논두렁을 따라 걸어갑니다. 


"얘들아, 아저씨가 너희 학교까지 갈 일이 있는데 태워줄까?" 하고 물으니 작은 아이들은 금새 화색이 돌며 반기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제일 큰 아이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가면 버스가 와있을 거예요...."하며 정중하게 거절을 합니다. 아마도 낯선 사람의 차를 함부로 타지 말라고 집에서나 학교에서 수도 없이 들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시골아이들의 순박함이 묻어나는 말투며 표정이 참 귀여웠습니다.


다음 스카이뷰로 보면 속초고교 왼쪽이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입니다 아이들이 통상 가려면 고성에서 속초를 경유해서 학교를 가야하는데 노란선의 농로길을 1km 걸어가 4차선 대로에서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면 속초를 경유하지 않고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빨간선으로 돌아가면 약 5km 남짓 농로길을 따라 돌아가면 약 4km 정도로 가까워집니다. 우측 아래쪽에 영랑호가 보이고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영랑초등학교가 있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먼곳에 있는 인흥초등학교로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에 있는 학교인데 학교로 들어가는 입구는 노송들이 어우러져 있어 운치를 더해줍니다.


강원도 고성군 토셩면 인흥리에 있는 인흥초등학교는 1940년 11월 15일 심상소학교로 설립인가를 받고 1941년 4월 1일 인흥공립학교로 개칭하였고 1951년 9월 1일 수복 후 천진국민학교 용촌분교로 정식 개교하였습다. 교훈은 주변에 노송이 어울러져 있는 것과 잘 어울리게 교목은 소나무이고 운동장 주변에 자라고 있는 벚나무들이 많아 교화는 벚꽃입니다. 2005년 12월 예전에 허름한 학교를 완전 개축해 깔끔하고 예쁜 학교로 재탄생했습니다.줄어들던 학생수도 지난해 신입생 14명과 전입온 학생 7명이 늘어 현재 6학급에 79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