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22. 21:57ㆍ여행의 즐거움
언젠가는 꼭 한 번 가 보고 싶은 곳이 있었다. 그곳은 양구에 있는 박수근 미술관이었는데 늘 익숙한 듯한 박수근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예전에 공방을 운영할 때도 이미테이션 박수근의 그림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많이 판 기억이 있기도 한데 이상하게도 양구에 갈 일이 없었다. 그래서 어제는 작심하고 춘천에서 홍천으로 돌아가지 않고 소양호댐 가는 곳을 지나 양구 오음 방향으로 가보기로 했다. 배후령 고개를 넘어 몇 개의 터널을 지나 다다른 양구는 10년 전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군사도시여서 그런지 군용차들이 낯설지 않게 다녔고 여기저기 군인 아파트가 보였다. 또 평화의 댐 가는 도로는 4차선으로 확포장 되어있었다.
이정표를 따라 도착한 곳은 한적한 시골구석 같은 곳이었는데 멀리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듯한 곳에 박수근 미술관이 보였다.
돌담을 쌓아놓은 듯한 박수근 미술관 입구.....안쪽으로 들어서니 주차장이 보이고 둥근 돌무더기가 보였다. 돌무더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가니 미술관 입구가 보였다.
미술관 정문 앞 노천에는 박수근화백의 동상이 있었는데 주변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 있었다.
박수근 미술관의 왼쪽에는 다른 화가들의 전시실이 있었다.겉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막상 들어가 보니 너무나 단조로웠다.
현직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의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자유스럽게 전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지 아무도 없었다.
박수근 미술관에 걸려있는 박수근 사진과 다큐 방송이 쉬지 않고 흘러 나왔다.
박수근이 화구를 사고 받았던 영수증이라고 한다. 엔화로 당시 12.360엔 이었으니 당시의 원화를 현재의 가치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큰 액수가 아닐까 생각되었다.
박수근이 소장하고 있었다는 아뜨리에와 피카소 화집.....
전시관에는 주호회 멤버들의 그림과 박수근의 그림 그리고 주호회 멤버는 아니었지만 서로 친밀하게 교류했던 화가들의 그림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주호회의 주변작가들 중에 눈에 띈 이중섭을 그림이었다. 은박지에 아이들 그림이 있는 익숙한 그림이었는데 제목이 "가족과 동네 아이들"이었다 1950년 작이라고 한다.
평소에 박수근은 이중섭과 친분이 있었는데 원산에 머물때는 이중섭의 집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늘 나이어린 이중섭을 형으로 호칭했다고 한다. 예술적으로 교감을 나눈 두 사람에게 나이는 별 의미가 없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에는 박수근의 미공개 스케치작품과 판화 드로잉작품도 볼 수가 있는데 소박한 서민적 화풍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
화가 박수근의 예술혼을 기념하기 위해 강원도 양구군이 2001년 11월 착공해 2002년 10월 25일 개관한 이 미술관은 박수근 유족이 기증한 미공개 스케치 50여 점과 수채화 1점, 판화 17점과 엽서 모음과 스크랩북, 생전에 사용하던 안경·연적, 편지와 도서 등 200여 점 외에 화가들이 박수근을 기려 기증한 작품 70여 점 등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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