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가 익어가는 용대리 황태 덕장에 가다.

2009. 1. 31. 12:09여행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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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인제 원통을 지나 한계령과 미시령이 갈라지는 곳에서 미시령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백담사 가는 길목이 나아고 그곳에서 조금 지나면 즐비하게 늘어선 황태 덕장을 볼 수가 있다. 미시령가는 길과 진부령이 갈라지는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황태 덕장은 용대리의 자랑이기도 한데 전국 황태시장의 70%를 점유할 만큼 천혜의 지리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늘 이곳을 지나면서도 가까이 가 본적이 없는 나는 이번에 서울 가는 길에 짬을 내어 들려 보기로 했다.
가끔 식당에 들러 황태해장국을 먹어보기는 했었지만 덕장에 가서 직접 황태를 본적이 없었는데 가까이 가서 본 황태 덕장은 생각보다 엄청 컸다. 해마다 황태 축제가 열리기도 하는 이곳 용대리는 황태를 만들기에 좋은 조건을 갖춘 덕분에 늘 최상의 황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올해는 명태값의 상승으로 덕장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설악산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 용대리 황태 덕장은 겨울이면 대부분의 밭들이 덕장으로 변하고 황태가 익어가는 냄새가 골마다 진동하곤 한다.


눈과 비를 맞으며 익어가는 황태 덕장에 들어서자 바닥에는 지난 번에 내렸던 눈들이 쌓여있었고 특유의 비릿한 해금내와 함께 명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옛날에는 동해안에서 많이 잡혔던 명태들이 잡히지 않으면서 이제는 모두 수입산을 쓰고 있는데 그 마저도 가격이 오르면서 포기하는 사람도 생겼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덕장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고 위탁으로 덕장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판로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했다.


건들면 사그락 소리가 날정도로 몸에서 기름기가 쪽 빠진 황태들은 구수한 맛 때문에 전국 각지로 팔려나가고 일부는 구시다라는 조미료로 생산되어 인터넷 판매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얼고 녹기를 스무번 이상 반복하며 속살이 누렇게 변해가는 황태는 부드럽고 연한 속살과 쫄깃한 육질때문에,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 숙취해소와 간장해독에 좋고 위를 편하게 하고,노폐물 제거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겨울철 먹거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축제를 통하여 다양한 황태요리가 선보이기도 한다.


올해도 2월말과 3월초 연휴 기간을 이용해 황태축제가 열릴 예정인데 올해도 질좋은 황태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는데 그것을 주렁주렁 매달린 생선대가리 였는데 주인에게 물어보니 구수한 육수를 내기 위해 하나에 800원 정도에 팔려 나간다고 했다. 명태가 내장이며 머리며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는 어머니의 말이 불현듯 생각났다.


지금 이곳은 4차선으로 확포장되고 있는데 앞으로 교통이 편리해질수록 이곳 용대리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부터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청정 동해안에서 자란 명태를 볼 수 없다는 것이고 계속 상승하는 수입 명태 가격으로 인하여 덕장이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겨울이면 늘 용대리에 지천으로 퍼지는 비릿한 소금내와 함께 구수한 우리 입맛을 달래주는 누런 황태를 오래오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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