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에 버려진 양심불량 치킨

2009. 1. 11. 12:56사진 속 세상풍경

오늘은 올들어 가장 추운 날입니다.전국적으로 불어닥친 한파 때문에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운동 삼아 약수터로 향했습니다. 며칠째 미루었던 샘물도 뜰 겸 샘터로 가보니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이런 날에도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운동선수들이 보입니다. 샘터에서 물을 받는데 오히려 샘물은 여름보다 따듯합니다.
물 한 바가지를 들이키고 나니 온몸이 개운합니다. 역시 물맛은 자연수가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을 떠서 내려오는 길에 이곳저곳 돌다 집으로 들어가려고 물통을 머리에 이고 가려는 순간 아파트 쓰레기장에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는 피자상자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치킨상자였습니다.
이틀전 TV에 나오던 소비자 고발에서 보았던 치킨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기름 한 통으로 60여마리의 통닭을 튀기는 것이 적당한데 120 마리의 닭을 튀긴 기름의 모습은 마치 폐유 같았습니다. 방송을 보고 난 아내는 절대 치킨을 시키지 말라며 앞으로는 닭볶음탕을 직접 해주겠다 하더군요...
이야기가 잠깐 옆으로 샌듯한데 쓰레기장에 버린 치킨상자를 보며 누가 이렇게 당당하게 버리고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모르게 몰래 두고 갔는데 바람에 뚜껑이 열린 것 같았습니다. 이곳은 늘 경비아저씨가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곳중에 하나입니다. 바로 옆 버려진 까만 쓰레기 봉투처럼 날마다 몰래 버리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아직 설치되지 않고 있습니다.


배달 온 치킨을 먹고 그대로 내다버린 치킨 상자 전혀 분리수거가 되지 않았습니다. 닭도 껍데기는 먹지 않은 것을 보니 건강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사람같습니다. 건강에 신경쓰는 만큼 양심도 지켰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곳은 가끔 불법 쓰레기 투기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단속반원들이 쓰레기 봉지를 뒤지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그렇지만 투기자를 쉽게 찾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무심결에 주소가 적힌 봉투나 약봉지 등을 버리기도 했으나 요즘은 완전범죄를 노리듯 찾아내기 쉽지 않다고 합니다. 투기자를 색출하려면 CCTV를 설치하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합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검은 봉지를 들고 와서는 음식물 분리수거함에 던져 놓고 가는 사람....밤에 몰래 내버리고 가는 사람.....올해는 이런 양심불량자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