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윤리는 있어도 인성 윤리는 없다

2008. 12. 26. 22:45세상 사는 이야기

올해도 수능이 끝나고 수시와 정시모집도 속속 끝나간다. 일년에 한번씩 겪는 홍역처럼 늘 연말이면 학생과 학부모들이 입시 몸살을 앓곤한다. 모처럼 고등학생들이 방학을 하자 기간제 교사였던 친구는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방학이라고 따로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니 학원에 나가거나 아니면 다음 학기에 나갈 학교를 알아봐야 한다고 한다.
그동안 서로 바빠서 만나지 못하다 모처럼 저녁식사를 하고 간단하게 입가심으로 생맥주를 마시러 단골집을 찾았다..
마른 명태를 안주 삼아 생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자연스레 학교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 속에는 학교의 복합적인 문제도 많이 나왔는데 올해는 학생부장이 아이들의 인기에 영합하기 위해 학생들의 기초화장과 귀걸이를 허용한 이야기며 교사가 학생에게 모욕적인 폭언을 서슴지 않거나 학생이 선생님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뺨을 때린 이야기등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많았다.그렇지만 대부분의 문제는 학교내에서 조용히 처리해서 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교육이 오직 대학입학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윤리나 도덕 교육마저 수능에 나올 예상문제를 풀기 위한 과목으로 변질되었다고 한다. 사회탐구 과목에 포합된 여러과목들 중에 윤리나 도덕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임에도 오직 수능성적을 올리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며 아쉬워 했다.
학생들에게 이루어지는 봉사활동 점수제도 봉사를 위한 봉사가 아닌 오직 점수를 따내기 위한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한다.
학생은 봉사활동에 나간 적도 없는데 부모가 나서서 봉사점수를 받아 학교에 제출하는 것이 비일비재하고 부정으로 취득한 점수를 들춰낼 방법도 없다고 한다.
초중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이고 인성이 올바르게 정립된 학생이 오히려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목표를 위해서 갈 수 있는데 인성 위에 입시전쟁이 있다보니 학교가 학생들을 전쟁터로 내보낼 군인 양성소로 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제도적으로 도덕과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학교 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닳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함에도 교육이 학생들을 입시도구의 꼭두각시로 만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수능 윤리는 있어도 인성 윤리를 없다는 친구의 말 한 마디가 두고두고 가슴을 시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