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검사하는 의처증 남편 어떡해야 할까?

2008. 12. 25. 23:54세상 사는 이야기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 만나자고 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성탄절 저녁에 식사를 하기로 약속했다.사실은 1년에 한번 나오는 동인지를 건네주려고 한 것인데  벌써 친구는 저녁식사를 하고 왔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막걸리와 해물 파전을 시키고 그동안 소원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대학시절 이야기며 학원을 할 때 즐거웠던 이야기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야영을 갔던 이야기등 끝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막걸리 두 독을 다 비웠다. 9시가 넘어 2차로 입가심 맥주를 마시러 동창이 하는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병맥주와 명태 안주를 시켜놓고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술집을 하는 친구에게 온 전화였는데 전화를 받고 10분 이 넘도록 심각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다.
전화를 끊고 한참 후에 나타난 동창은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 남편 때문에 하루종일 시달려서 너무 괴롭다며 한숨을 쉬었다.

                                                                               <SBS 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의 한장면>

전화를 건 친구 남편은 평소에 의처증이 심했는데 이번에도 사소한 일을 트집 잡아서 사람을 못살게 닥달하는 통에 부부싸움을 심하게 했다고 한다. 싸움의 발단은 크리스 마스 이브 날  남편이 출근한 사이 아이들과 남산 타워로 놀러 갔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밤 충전을 해놓지 않아 휴대폰이 먹통이 되었다고 한다.그런사이 회사에서 수도없이 전화를 하던 남편은 사방팔방 전화를 해서 친구의 행방을 물었다고 한다.
다행히 엄마와 함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남편은 그 이후로도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걸어 행선지를 확인하곤 했다고 한다.
집에 돌아온 아내는 그동안 참아왔던 불만을 다 쏟아냈고 심하게 부부싸움을 한 친구는 집을 나왔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 남편은 하루종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아내의 행방을 찾았는데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찾지 못해 단단히 화가 나있는 상태라고 했다.
평소에도 아내를 의심해온 남편은 폭력은 예사였고 날마다 아내의 속옷까지도 검사할 정도로 의처증이 심했다고 한다.
물론 결혼초부터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아이 둘을 놓고 단란한 가정 생활을 꾸미다 몇 년 전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자리를 갖게 되지 못하면서 맞벌이하는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격지심 때문인지 점점 의심이 심해지더니 폭력과 비아냥은 다반사고 어느 날 부터 속옷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친구는 그때마다 말할 수 없는 치욕감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린 자식들 때문에 늘 참아왔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했다.
술을 마시는 사이에도 친구의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다른 곳에 전화해도 알 수가 없어 또 전화했다며 알면 좀 가르쳐 달라는 채근 전화가 계속왔다.
친구가 병원에 가자고 해도 듣지 않고 의심만 점점 깊어가는 친구 남편..... 아이들이 가장 예민한 중학생이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 하는 친구가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셋이서 밤늦도록 의처증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과연 이혼만이 최선일까 논쟁을 벌였지만 끝내 시원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