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가게 때문에 괴롭다는 경비 아저씨

2008. 12. 12. 14:21세상 사는 이야기

나랑 고향이 같은 쇼핑프라자 경비 아저씨는 늘 친절하기로 소문이 자자한 분이시다. 나이가 70이 넘었지만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을 갖고 계시는데 덕분에 7년동안 이곳에서 경비를 보고 계신다. 경비라야 저녁 퇴근 후에는 보안업체에서 다 해주고 낮 시간에 비어있는 가게를 지켜주는 일이 전부인데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아저씨는 샤터를 내려주는 일에서부터 물건 파는 일까지 해주는 만능 해결사다. 낚시를 좋아해서 짬이 나면 고기를 낚아 돌아가며 나눠주기도 한다. 또 집에서 재배한 키위며 포도로 즙을 내서 돌리기도 한다. 월급이 많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은 하려고 하지 않을 뿐더러 잡일이 많다고 오래 견디지 못하는데 경비 아저씨는 어느새 7년 장기근속자가 되셨다.
그런 경비 아저씨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올초에서부터 쇼핑상가 안의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닫으면서 지금은 3분의 1이 문을 닫았다. 예전에는 가게가 비면 금새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곤 했는데 불경기의 여파 때문인지 요즘은 임대 문의 전화가 한 건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중간중간 가게가 비어있다보니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 다른 가게까지 불똥이 튀어 다음 달에는 또 한 집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아파트 밀집 지역인 이곳은 한때 가게 점포가 1억을 홋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절반 가격에도 잘 매매가 되지 않는다.


지하 1층 지상 3층인 이 쇼핑상가는 지하에는 대형 마트와 식당가 1층은 의류잡화점 2층은 병의원 3층은 학원과 독서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인데 지하에 있는 대형마트도 몇번 주인이 넘어가고 또 문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고 3층의 골프연습장도 근래 문을 닫았다. 들어오는 입구에 있는 점포들이 텅 비어있으니 대부분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기 일쑤라고 한다.


이곳도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호황을 누리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텅비어 있다. 월 임대료를 절반으로 낮추어도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경비 아저씨 말로는 이곳 아이스크림 점은 호황을 누릴 때 하루에 150만원 이상 매상을 올릴 때가 많았는데 경쟁업체가 생기면서 운영난을 겪다가 문을 닫았다고 한다.
날마다 빈 점포를 보는 것도 고욕이려니와 하루에 손님이 한 사람도 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이러다 모든 점포들이 문을 닫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7년동안 이곳에서 근무를 했지만 이번처럼 경기가 없는 것은 처음이라며 가게를 팔려고 내놓은 사람들도 다른 일도 못하고 가게가 팔리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래저리 눈치가 보인다는 경비아저씨.....텅빈 점포를 볼 때 마다 근심과 시름만 깊어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