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에서 어린 깍두기의 몸을 보니....

2008. 11. 28. 09:20세상 사는 이야기

2주전의 일이다.일요일 오후 아내와 사우나를 갔다. 바닷물을 직접 끌어들인 해수 사우나를 즐기는 아내는 늘 그곳만 고집한다.
나역시도 스파와 찜질방보다 해수가 좋아서 그곳을 좋아한다. 콘도와 함께 운영하는 이곳은 새로운 업체가 인수 맡아 리모델링 해 깔끔하다. 콘도도 리모델링 한 후로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주말에는 사람들로 늘 붐비곤 한다.
그래도 일요일 오후는 사람이 한적한 편이라서 편안하게 사우나를 즐길 수 있다.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옷을 벗고 있는데 다섯 명의 젊은 친구들이 우르르 들어온다.나이는 갓 스물 쯤 되어보이는 앳된 얼굴인데 들어서면서 부터 시끌벅적하다.그 중 한친구가 먼저 에 옷을 훌렁 벗어 제끼는데 가슴에 쌍용이 꿈틀거린다. 순간 깍두기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차례로 옷을 벗는 청년들은 대부분 몸에 문신을 하고 있었다.한창 때라서 그런지 살이 모두 탱탱하다
또 다른 친구는 팔뚝에 용의 머리가 그려져 있고 또 한 친구는 허벅지에 호랑이가 그리고 또 한 친구는 등 뒤 양쪽 어깨 부근에 용이 그려져 있다.사우나실로 들어서 샤워를 한 후에 황토 찜질방에 들어가 있는데 한참 후 그 친구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창문 밖 넘실 거리는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왁자하게 떠들어 대기 시작한다.
"형님이 내일 아침 8시까지 올라오라 하시니 내일 5시 정도에서 떠나야 해..."
"그나저나 이곳에서 숨어있다던 그놈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미리 냄새를 맡고 도망간 것이 분명해..."
"우리가 뒤를 쫓고 있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잡기는 글른 것 같아..."
"그런데 그 사람은 왜 잡아오라는 거야..."
"빌려간 돈을 갚지 않고 튀었다는데 자세한 건 나도 몰라..."


아마도 그 형님이라는 사람은 사채업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채무자가 도망가자 이 친구들에게 잡아오라고 한 것 같았다.
쉬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어 대는 소리를 뒤로 하고 찜질방을 나와 샤워 후 차가운 해수물에 몸을 담그니 정신이 번쩍 든다.
해수물에 몸을 담그고 한참을 있는데 찜질방에서 젊은 친구들이 나왔다. 그런데 찜질방에서 나오는 청년들의 물건들이 다 예사롭지 않다. 모두 수술을 받았는지 울퉁불퉁하다. 어쩜 하나같이 똑같이 뒤집어 비튼게 똑같다. 아마도 한 병원에서 시술을 받은 것 같다. 
친구중에도 저렇게 물건 갖고 장난친 녀석이 있는데 목욕탕 갈 때 마다 자랑스럽게 흔들고 다니곤 했다.
녀석은 구슬도 넣었다고 뺀 적이 있었는데 병원에 가지도 않고 집에서 저 혼자 술을 마시고 넣었다 상처가 곪아서 결국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뺐었다.
요즘 성형수술처럼 성기수술을 받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성기가 너무 작아서 부득이하게 확대수술을 받는 것 말고 상대방에게 쾌락을 주기 위해서 또는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서 수술을 받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저 친구들은 아마도 생각없이 한 친구가 하니까 괜히 따라서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 어린 깍두기를 뒤로 하고 사우나실을 나왔는데 밖에서도 떠드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생각같아서는 "좀 조용히 합시다"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입에서만 맴맴 돌았다.
앞으로 사우나에서 문신을 새긴 깍두기를 만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