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상 사장님의 하소연 '정말 죽겠습니다...'

2008. 11. 4. 09:29세상 사는 이야기

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날마다 동분서주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이다. 그중에 요즘 공장주변의 고철들을 처분하는 것이 일과인데 한 달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이것저것 쓸 것을 분리하고 나머지는 고물상에 처분하는데 지난번에는 kg당 350원 쳐주던 고물값이 지금은 kg당 150원 밖에 쳐줄수 없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 올림픽 폐막을 기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한 고철값은 끝을 모르게 추락해 kg당 700원까지 치솟았던 때에 비해 4/1 가격으로 추락했다고 한다.
지난 번에 폐지도 kg당 150원 쳐주던 것이 100원 밖에 줄 수 없다고 한다.
공장의 쓸모없는 부품들과 폐휴지를 팔아 300만원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150만원도 받지 못하게 되었는데 고물상 사장님 역시 고물값 하락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금 가격으로는 도저히 팔 수 없어 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는데 그러자니 야적장이 없어 고물들을 쌓아놓을 곳이 없다고 한다.
그동안 폐지를 줍던 사람과 고철을 모아오던 사람들 역시 생활고에 시달리기는 매한가지라며 요즘 차량으로 움직이면 인건비도 빼기 힘들다고 한다.


이처럼 고물 값이 추락한 이유에는 그동안 중국이 올림픽을 준비하며 전세계의 고철값이 품귀현상이 벌어질 정도로 많이 수입하면서 빚어진 일이었는데 올림픽이 끝나면서 수요가 남아돌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한때는 애꿋은 전선을 잘라가고 하수구의 맨홀 뚜껑을 훔쳐가고 다리에 있는 명패나 난간을 떼어가는 등 도둑들이 극성을 부렸는데 고철값의 하락으로 이런 일도 현저하게 줄었다고 한다.
문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물이나 폐휴지를 줍는 사람들이 지독한 생활고를 겪는 것이 안타까워 볼 수 없다고 한다.
폐휴지를 줍는 사람들은 나이든 노인들이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데 예전에 하루에 오천원을 벌던 사람들이 지금은 2천원도 채 못버는 사람도 허다하다고 한다. 도시처럼 폐휴지가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파트처럼 이동거리가 짧은 것도 아니라서 더욱 힘든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 마다 가슴이 미어진다고 했다.
딱히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아니라 고물상에서 식사를 대접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고물상 사장님.......
고물가에 고유가 그리고 금융불안으로 경제가 어려운 이때 가장 필요한 하루 식사마저 편하게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안타까워 하면서도 자신도 별반 다를 바 없다며 애써 웃어보였다.
올라야 할 것은 오르지 않고 오르지 말아야할 것만 오르는 세상이 야속하다며 담배를 빼어무는 고물상 사장님의 그늘 속에 수많은 사람들의 아픔이 배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