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 옆 흉가에 들어가보니.........

2008. 11. 4. 00:12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의 학교는 묘하게도 공동묘지 옆에 위치해있다. 아마도 공동묘지가 들어선 후에 학교가 설립되어 그렇겠지만 보기에는 그닥 좋아보이지 않는 풍경인데...아이가 등교하는 시간 차를 태워다 주고 올 때면 늘 운동삼아 산을 오르곤 하는데 오늘 아침에는 학교 뒤로 올라가 보기로 하였다. 숲이 우거져 가기 두려웠었는데 왼쪽 밤나무 숲과 소나무를 베어내면서 훤해졌다.
오르며 잘린 나무 밑둥을 보니 모두 50년은 족히 넘은 나무들이 베어져 있었는데 아마도 이곳도 납골당이 들어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샛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다 보니 길이 끊겼다 할 수 없이 산등성을 따라 올라가는데 대나무 숲 사이로 폐가가 보인다. 공동묘지 옆에 왠 집이 있을까....호기심에 집으로 내려가 보았다. 옆의 나무들을 베어내지 않았다면 이곳에 집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먼 길에서 보면 왼쪽이 이번에 나무들을 베어낸 곳이고 둥근 원이 폐가가 있는 곳이다.좌우에는 묘지들이 가득하다.


딱히 마당이라고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좁아보이는 뜰과 왼쪽에는 화장실이었다고 추측되는 무너진 벽이 남아있었다. 지붕은 모두 허물어진 흉가 한 채...길이 없어 건축허가를 받지 않은 무허가 건축임에 틀림없어 보였는데 그래도 벽돌에 기와를 얹고 보일러 시절까지 갖추고 살았던 흔적이보였다.


문이 떨어져 나간 곳으로 들어가 보니 집이 사람이 살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주변이 어지러웠고 잘려진 대나무만 뒹글고 있었다. 본디 이곳은 큰 대나무가 자라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이곳에서 처음으로 죽염을 만들정도로 큰 대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보았다.문의 뒷편에는 온통 대나무 숲으로 덮여있고 대나무숲 오른쪽은 묘지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시묘살이를 하기에는 조금 큰 폐가였는데 방이 두 칸에 부엌이 한 칸 있었던 것 같았다. 천정에서 흘러내린 합판들은 마치 천을 늘여놓은 굿당처럼 을씨년스러웠다.


이곳은 작은 쪽방인 듯한데 작은 창문으로 내비친 푸른 대나무와 묘한 대비를 이루었다. 사진의 플레쉬가 터져 사진이 훤하게 나왔지만 내부는 음침해 마치 무언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밤에 이곳에 왔다가라고 하면 엄두도 못낼 것 같았다.
만일 누군가 흉가 체험을 하고 싶다면 이곳에 와서 하룻밤만 머물러 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