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성기 닮은 고구마를 보다

2008. 10. 26. 17:35사진 속 세상풍경

일상 생활 속에서 뜻하지 않게 보게 되는 즐거움으로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실 때가 있다. 그런 즐거움을 맛본 사람이라면 늘 주변의 작은 물건 하나도 허투로 보지 않는다.

그것이 관심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도 연습하면 커진다고 한다. 베푸는 만큼 또는 관심 갖는 만큼 내게 돌아오는 즐거움도 커진다.


이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즐기는 블로그도 역시 이런 생활의 연장 선상에 있다. 늘 어디를 가나 카메라를 들고 습관도 이런 즐거움을 즐기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아내는 친구들과 단풍구경을 가고 아이가 기숙사로 가는 것을 배웅하고 시장에 나가보았다.
재래시장에 자주 가는 이유는 어릴 적 추억을 생각하게 하는 물건들이 많기 때문이다. 어머니같은 아주머니와 좌판에 널린 대추며 밤이며 각종 야채들을 보고 나누는 이야기 속에 따스한 고향의 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를 주차하고 시장으로 들어서는 길이었다. 몇 사람이 웅성거리고 있는 곳을 지나다 힐끔 쳐다보니 이상한 물건이 눈에 띈다.
사람들 틈으로 삐쭉 얼굴을 내밀어 보니 요상한 물건이 보였다.


나이드신 분들이 서넛 모여서 "허허, 그놈 참 실하게 생겼네 그려.." ..."힘 좀 쓰겠는데 알도 굵은 것이..." 한다.
아무리 봐도 잘라서 붙인 흔적이 없다. 정말 요상하게 생긴 고구마였는데.....지나는 할머니가 보더니 박장대소하며 한 마디 하고 가신다......"아이고야....정말 거시기 하구먼......."


바로 옆에는 송이버섯을 닮은 고구마도 있었고 마치 도깨비를 닮은 것도 같고 불가사리를 닮은 듯한 호박도 있었는데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진열해 놓은 듯했다.


이것은 요즘 인삼으로 유명한 홍천의 한 휴게소의 화장실 벽면에 걸린 인삼벽화인데....홍천에서 나온 인삼 중에 뽑힌 인삼이라고 한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볼 때 마다 쳐다보며 한 마디씩 한다고 한다. "인삼을 보고 있으니 힘이 불끈 솟는구만...."
하여간 어디를 가나 모양이 거시기한 것들이 주는 즐거움이 참 크다


이것도 인삼 사진인데 같이 갔던 사람이 오른쪽 인삼 두 쪽을 보며 마치 멱살 잡고 싸움하는 것 같다고 해서 사진으로 남겨 보았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손과 발이 엉긴 채 싸움을 하는 듯 보인다. 인삼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