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문화재 찾아가기 너무 힘들어요

2008. 10. 13. 00:56사진 속 세상풍경

홍천에서  인제 가는 길목에 있는 두촌면 장남리에는 강원도 중요문화제 13호 장남리 삼층 석탑이 있다고 한다. 차를 타고 지나칠 때마다 늘 들려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일요일 친구 딸 결혼식에 참석했다 돌아오는 길에 짬을 내어 둘러보기로 했다.
이곳에는 막국수와 청국장과 보리밥을 파는 식당들이 많은 곳인데 4차선 도로가 새로 생기면서 기존에 있던 음식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새롭게 4차선 도로변으로 음식점들이 생겨나고 있는 곳이다. 찜질방에서 잠을 자고 나오느라 아침식사를 못해서 건니고개 기사식당에서 청국장으로 아침 식사를 하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장남리 삼층석탑에서 대해서 물어보았다.
"이곳에서 강원도 중요문화재 13호로 지정되어 있다는 장남리 삼층석탑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이곳에서 아주 가까워요...장남리 쪽으로 3분정도 올라가면 돼요...."
식사를 마친 후 그곳을 찾아 가보기로 했다.


4차선 대로변에 세워져 있는 장남리 삼층석탑에 대한 이정표...이것은 행정당국에서 해놓은 이정표가 아니라 이곳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숲속 가든에서 음식점 홍보도 할겸 자비를 들여 만들어 놓은 듯 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온 기사식당에서 길을 건너면 장남리로 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민박집과 목장 음식점의 안내간판이 눈에 띄었는데 장남리 삼층석탑에 대한 이정표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식당 주인이 이야기 하던 3분을 올라갔는데도 어디에도 삼층석탑에 대한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민박집과 펜션의 안내 표지만 눈에 띄었다. 도대체 더 올라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려가야 하는 건지 헷갈렸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려해도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다시 차를 몰고 한참을 올라가니 교회가 나오고 다시 꺽여지는 곳에 민박과 알 수 없는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도대체 삼층석탑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래도 가을산 구경삼아 계속 올라가 보았다. 만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라도 꼭 삼층석탑을 보고 가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마침 한 노인이 마당에 앉아 있어 그곳으로 가서 삼층석탑이 어디 있느냐고 묻자 손가락으로 한 곳을 지목했다.
손가락이 가르키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 옆에 삼층석탑이 보였다.


인삼 밭에 가려서 길에서는 아예 보이지 않는 장남리 삼층석탑.....작은 이정표라도 달아 놓았으면 이렇게 불안하게 헤매지는 않았을텐데......펜션이나 민박집 안내문 밑에라도 적어놓았다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장남리 삼층석탑은 고려중기에 쌓은 것으로 주변에 흩어져 있던 석탑의 각 부분들을 수습하여 쌓아 올린 것으로, 땅 위에 막돌과 길다란 돌 2개를 깔아 바닥돌을 삼고, 그 위에 아래층 기단(基壇) , 위층 기단, 탑신(塔身)의 1층 몸돌, 지붕돌 3개를 순서대로 올려 놓았다.
아래층 기단의 각 면에는 2개씩의 안상(眼象)을 새겨 놓았고, 위층 기단에는 기둥 모양을 조각하였다. 두툼한 지붕돌은 네 귀퉁이가 위로 뾰족하게 치켜 올라갔으며, 밑면에는 2단의 받침을 두었다


아래 기단이 훼손되고 탑의 상륜부의 장식도 모두 사라지는 등 온전하게 남아있지는 않지만 귀중한 역사적 가치가 이써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 조차 이곳에 문화재가 있다는 것을 잘 몰라 초행길에 삼층석탑을 보려는 사람들은 이정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정표가 없다보니 아는 사람들을 만날 때 까지 물어보거나 아니면 스스로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대부분 지방의 중요문화재들이 찾기가 쉽지 않은 것은 이정표가 없거나 잘못 기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화재를 찾는 사람들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이정표를 설치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런 작은 배려가 소중한 문화재를 널리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