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되어 보니
2008. 8. 31. 21:44ㆍ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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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년이 조금 넘은 듯하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어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
결혼 후 평소에 술을 좋아하고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던 내게 2003년 아내가 최후통첩을 했었는데 앞으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거나 면허가 취소되는 경우는 무조건 이혼을 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각서를 쓴 적이 있었다. 그뒤 술을 마실 때면 차를 놓고 오거나 아예 가져 가지 않았는데 간혹 짧은 거리나 술을 조금 마신 경우는 아내 몰래 종종 운전을 하곤 했었다.
그러다 2005년 6월 말 음주운전에 적발되어 면허가 취소되는 일이 생겼었다.....그날은 퇴근 후 아는 선배 집에 들렸는데 일전에 일면식이 있던 사람들과 러시아 갔을 때 친구가 선물해주었다는 보드카를 마시고 있었다.
마침 저녁시간이라 배도 고프고 해서 닭갈비 안주에 보드카 서너 잔을 마셨는데 금새 취기가 확 올랐다.
얼굴이 빨개지고 후끈거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선배가 차를 끌고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초저녁이고 집도 가까우니 그냥 끌고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배 몰래 차에 오르니 다른 사람들도 가는 길에 내려달라며 차에 올라탔다.
짧은 거리니 괜찮겠지 하고 운전을 하고 600m 정도 갔을까? 저멀리 어둑어둑한 곳에서 빨간색 막대 형광등이 움직이고 있었다.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어 차를 다른 곳으로 돌릴려고 했지만 이미 길을 지나 꼼짝없이 음주단속에 걸렸다. 옆에 있는 사람이 미안했던지 술 마신지 10분밖에 안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시간을 끌라고 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모 공업사 공장장이 있는데 경찰의 순찰차를 정기적으로 수리를 해서 사정이야기를 하면 봐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결국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후회막급이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두 사람이 가고 난 후 음주측정기를 들이대는 경찰관에게 술 마신지 10분도 안되었다 이야기 하니 옆에 주차해놓은 봉고차에 타서 조금 있다 측정을 한다고 했다.
할 수 없이 차에 올라타니 왠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자는 남편에게 전화를 하며 울고 있었다.
음주 운전에 걸렸는데 어떡하냐요.....맥주 세 잔 밖에 안마셨고 먹은지도 꽤 돼서 안 나올줄 알았다는데 면허 정지라며 눈물을 흘리며 연신 울었다.
좁은 차안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갑갑하고 짜증이 났다.
문을 열고 나와 보니 함께 탔던 양반이 쵸코렛을 내밀며 먹으라고 한다. 쵸코렛을 먹으면 알코올 도수가 내려간다는 것이었다. 쵸코렛 큰 것 하나를 다 먹고 물을 한 컵 마셨다.
그리고 음주측정기를 불었는데 아뿔사. 0.14가 나왔다. 보드카가 45%의 독주라서 그런지 금새 얼굴이 벌개진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수치가 높게 나왔다. 면허취소란다.면허증을 빼앗으며 다음날 경찰서로 출두하란다.
걸린 것은 걸린 것이고 당장 아내가 알까 걱정이 되었다.시치미를 떼고 집에 들어가서 태연한 척 행동했다.
다음 날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꾸몄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왜 음주운전을 하게 되었는지 기술했다.
경찰관이 내 이력을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벌금은 내셔야겠고....어쩌면 초범이라서 조만간에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일이라니요?"
"이번 광복절에 대사면이 된다고 하는데 어쩌면 사면대상자가 될지 모르겠네요...운전하지 마시고 그것을 기대해 보세요..."
경찰관에게 꼭 그러마하고 집으로 왔는데 문제는 아내 때문에 번번히 운전을 하는 일이 생겼다.
면허취소가 된 줄을 모르는 아내는 급한 일만 있으면 심부름을 시키는 것이었다.
일일이 택시를 타고 다닐 수도 없어 무면허로 다녀오곤 했는데 면허를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금새 피부로 느꼈다.
지나가다 호각소리나 싸이렌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커브길을 돌아갈 때 경광등만 봐도 오금이 저렸다....죄를 짓고 못산다는 말이 맞긴 맞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갑자기 서울을 가자고 한다.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물건을 해야한다고 .....
다른 때는 상관없지만 이번에는 무면허로 가야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용서를 빌 것인가 아니면 모른척하고 갈 것인가.....결국 고민 끝에 무면허로 서울로 가는 쪽으로 결정을 하고 떠났다.
제발 아무일 없기를 바라면서 떠난 지 50분이 되었을까 한계령과 미시령이 만나는 갈림길을 돌아서는데 아뿔사 경찰관이 대낮부터 검문을 하고 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다리에 힘이 쪽 풀리는 것을 느꼈다.
앞차와 뒷차가 꽉 막혀 오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가니 다행히(?) 음주단속이다. 측정기를 불고 나니 통과하란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10년 묵은 체증이 싹 가라앉는 듯 했다.
서울로 가면서 음주단속을 다섯 번 당했는데 그때 마다 가슴이 다타 숯검정이 되었다.
그 후에도 아내의 일로 어쩔 수 없이 무면허 운전을 하곤 했는데 운전을 하기 싫기는 태어나 그때가 처음이었다.
또 검문소를 지날 일이 있으면 일부러 먼길을 돌아서 갔다. 아내가 왜 돌아가냐고 하면 그곳에 잠깐 들릴 일이 있다는 핑계로 돌아가곤 했다. 남을 속이거나 죄를 짓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앞으로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리라....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다행히 그해 광복절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음주운전자 대사면 때 구제를 받았다.면허 취소되고 46일만인데 그게 46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아내 몰래 면허를 따는 일도 고역이었다. 적당한 핑계로 면허 시험장에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 그때 무면허인 상태로 차를 몰고 온 사람들이 단속에 걸려 벌금과 함께 면허취소 기간이 연장되는 기막힌 상황도 보았다. 20년전 운전면허를 딸 때와 비교도 안될 만큼 힘이 들었다. 다행히 한 번에 붙었지만 혹시 아는 사람을 만날까 두렵고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긴장감에 식은 땀을 줄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습관적인 음주운전이 남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경거망동 했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아예 차를 놓아두고 가거나 차를 끌고 가는 경우에는 아예 대리운전을 이용한다.
아내는 아직도 내가 면허취소 되었었다는 사실을 모른다.그것을 믿게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 후 평소에 술을 좋아하고 습관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던 내게 2003년 아내가 최후통첩을 했었는데 앞으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거나 면허가 취소되는 경우는 무조건 이혼을 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각서를 쓴 적이 있었다. 그뒤 술을 마실 때면 차를 놓고 오거나 아예 가져 가지 않았는데 간혹 짧은 거리나 술을 조금 마신 경우는 아내 몰래 종종 운전을 하곤 했었다.
그러다 2005년 6월 말 음주운전에 적발되어 면허가 취소되는 일이 생겼었다.....그날은 퇴근 후 아는 선배 집에 들렸는데 일전에 일면식이 있던 사람들과 러시아 갔을 때 친구가 선물해주었다는 보드카를 마시고 있었다.
마침 저녁시간이라 배도 고프고 해서 닭갈비 안주에 보드카 서너 잔을 마셨는데 금새 취기가 확 올랐다.
얼굴이 빨개지고 후끈거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선배가 차를 끌고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초저녁이고 집도 가까우니 그냥 끌고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선배 몰래 차에 오르니 다른 사람들도 가는 길에 내려달라며 차에 올라탔다.
짧은 거리니 괜찮겠지 하고 운전을 하고 600m 정도 갔을까? 저멀리 어둑어둑한 곳에서 빨간색 막대 형광등이 움직이고 있었다.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어 차를 다른 곳으로 돌릴려고 했지만 이미 길을 지나 꼼짝없이 음주단속에 걸렸다. 옆에 있는 사람이 미안했던지 술 마신지 10분밖에 안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시간을 끌라고 했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모 공업사 공장장이 있는데 경찰의 순찰차를 정기적으로 수리를 해서 사정이야기를 하면 봐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결국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후회막급이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두 사람이 가고 난 후 음주측정기를 들이대는 경찰관에게 술 마신지 10분도 안되었다 이야기 하니 옆에 주차해놓은 봉고차에 타서 조금 있다 측정을 한다고 했다.
할 수 없이 차에 올라타니 왠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자는 남편에게 전화를 하며 울고 있었다.
음주 운전에 걸렸는데 어떡하냐요.....맥주 세 잔 밖에 안마셨고 먹은지도 꽤 돼서 안 나올줄 알았다는데 면허 정지라며 눈물을 흘리며 연신 울었다.
좁은 차안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갑갑하고 짜증이 났다.
문을 열고 나와 보니 함께 탔던 양반이 쵸코렛을 내밀며 먹으라고 한다. 쵸코렛을 먹으면 알코올 도수가 내려간다는 것이었다. 쵸코렛 큰 것 하나를 다 먹고 물을 한 컵 마셨다.
그리고 음주측정기를 불었는데 아뿔사. 0.14가 나왔다. 보드카가 45%의 독주라서 그런지 금새 얼굴이 벌개진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수치가 높게 나왔다. 면허취소란다.면허증을 빼앗으며 다음날 경찰서로 출두하란다.
걸린 것은 걸린 것이고 당장 아내가 알까 걱정이 되었다.시치미를 떼고 집에 들어가서 태연한 척 행동했다.
다음 날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꾸몄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왜 음주운전을 하게 되었는지 기술했다.
경찰관이 내 이력을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벌금은 내셔야겠고....어쩌면 초범이라서 조만간에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일이라니요?"
"이번 광복절에 대사면이 된다고 하는데 어쩌면 사면대상자가 될지 모르겠네요...운전하지 마시고 그것을 기대해 보세요..."
경찰관에게 꼭 그러마하고 집으로 왔는데 문제는 아내 때문에 번번히 운전을 하는 일이 생겼다.
면허취소가 된 줄을 모르는 아내는 급한 일만 있으면 심부름을 시키는 것이었다.
일일이 택시를 타고 다닐 수도 없어 무면허로 다녀오곤 했는데 면허를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를 금새 피부로 느꼈다.
지나가다 호각소리나 싸이렌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커브길을 돌아갈 때 경광등만 봐도 오금이 저렸다....죄를 짓고 못산다는 말이 맞긴 맞구나....
그런데 이번에는 갑자기 서울을 가자고 한다.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물건을 해야한다고 .....
다른 때는 상관없지만 이번에는 무면허로 가야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용서를 빌 것인가 아니면 모른척하고 갈 것인가.....결국 고민 끝에 무면허로 서울로 가는 쪽으로 결정을 하고 떠났다.
제발 아무일 없기를 바라면서 떠난 지 50분이 되었을까 한계령과 미시령이 만나는 갈림길을 돌아서는데 아뿔사 경찰관이 대낮부터 검문을 하고 있다.
가슴이 철렁 내려 앉고 다리에 힘이 쪽 풀리는 것을 느꼈다.
앞차와 뒷차가 꽉 막혀 오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가니 다행히(?) 음주단속이다. 측정기를 불고 나니 통과하란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10년 묵은 체증이 싹 가라앉는 듯 했다.
서울로 가면서 음주단속을 다섯 번 당했는데 그때 마다 가슴이 다타 숯검정이 되었다.
그 후에도 아내의 일로 어쩔 수 없이 무면허 운전을 하곤 했는데 운전을 하기 싫기는 태어나 그때가 처음이었다.
또 검문소를 지날 일이 있으면 일부러 먼길을 돌아서 갔다. 아내가 왜 돌아가냐고 하면 그곳에 잠깐 들릴 일이 있다는 핑계로 돌아가곤 했다. 남을 속이거나 죄를 짓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앞으로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않으리라....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다행히 그해 광복절날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음주운전자 대사면 때 구제를 받았다.면허 취소되고 46일만인데 그게 46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아내 몰래 면허를 따는 일도 고역이었다. 적당한 핑계로 면허 시험장에 버스를 타고 갔었는데 그때 무면허인 상태로 차를 몰고 온 사람들이 단속에 걸려 벌금과 함께 면허취소 기간이 연장되는 기막힌 상황도 보았다. 20년전 운전면허를 딸 때와 비교도 안될 만큼 힘이 들었다. 다행히 한 번에 붙었지만 혹시 아는 사람을 만날까 두렵고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긴장감에 식은 땀을 줄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습관적인 음주운전이 남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경거망동 했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술을 마실 일이 있으면 아예 차를 놓아두고 가거나 차를 끌고 가는 경우에는 아예 대리운전을 이용한다.
아내는 아직도 내가 면허취소 되었었다는 사실을 모른다.그것을 믿게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절대 음주운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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